미중 무역협상 성과 공개 임박…합의 기대감 고조

2025-05-12 13:56

 미국과 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이뤘다고 밝혀, 미국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세 인하폭이 예상보다 작을 경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11일(현지시간) CNN, 마켓워치 등 외신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주말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과 중국 간에 매우 중요한 무역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내용을 보도했다. 양측은 생산적이고 신속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강조하며, 12일에는 더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고, 중국 부총리 허리펑은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관세 인하, 시장 개방, 무역 메커니즘 구축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미국이 그동안 고수해온 강경한 무역정책에서 한 발 물러나고, 중국 역시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CNN은 이를 두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간 무역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UBS의 조셉 체르원코 신흥시장 아메리카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협상은 수백억 달러가 걸린 중요한 협상으로, 양국 모두 타협 의지를 보였고, 협상 결과가 대립이 아닌 협력 쪽으로 기운 점은 고무적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이 관계 정상화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양국이 동시에 일부 관세라도 인하한다면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 전부터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수입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중 간 무역 합의가 실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들이 지난달 말 중국 내 공급업체에 선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대중 관세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주문 및 수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시작 전 관세를 최대 80%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연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약 5850억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440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대중 관세가 급증하면서 교역량은 현재 60% 가까이 급감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매업체들이 재고 소진과 공급망 차질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재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5월부터 10월까지는 미국 소매업계의 최대 주문 및 출하 시즌이기 때문에, 미중 협상의 진전과 함께 주문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실질적인 조치가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미국은 중국의 시장 개방과 자국 기업 보호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은 핵심 산업 보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기업들의 대규모 주문이 재개되려면 추가 협상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한 시각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가 있을지라도 양국 간 교역량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허프바우어 선임연구원은 “협상 자체가 열린 것만으로도 산업계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미중 무역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TD증권의 겐나디 골드버그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만약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면 현재 시장 가격이 타당하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협상 결과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보여준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측의 입장이 상당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양국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과 추가 협상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무대 뒤가 끝까지 보인다고?…지금껏 본 적 없는 '맥베스'가 온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한 인간을 어떻게 송두리째 파멸로 이끄는지를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원작의 방대하고 복잡한 구조를 약 100분이라는 시간 안에 밀도 높게 압축하여, 정제된 대사와 속도감 있는 장면 전환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전 비극이 가진 본연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과 그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비극적 진실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극은 충직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불가사의한 예언을 들으면서 시작된다. 이 예언 한마디는 그의 마음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욕망의 불씨를 거대하게 타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기에 "왕관을 원한다면 행동해야 한다"는 아내 맥베스 부인의 집요한 부추김은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충성의 가면 뒤에 비수를 숨긴 채 잠든 던컨 왕을 암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피로 얻은 왕관의 무게는 그를 짓누르는 저주가 되어, 끝없는 불안과 죄책감, 그리고 자신을 향한 의심과 환영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이번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라는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무대를 가장 깊은 후면까지 확장하여 원근 대비를 통한 깊이감과 시각적 웅장함을 살렸으며, 이는 인물들이 처한 광활하면서도 고립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이 첨예하게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격렬한 움직임과 절묘하게 결합된 조명, 영상, 특수효과는 맥베스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균열과 심리적 붕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생생하게 따라가며 극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이번 작품은 성석배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으며, 대구시립극단 단원들과 실력파 객원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욕망의 화신이 되어 파멸하는 '맥베스' 역에는 김동찬, 남편을 부추겨 비극의 문을 여는 '맥베스 부인' 역에는 김효숙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친다. 또한 천정락, 강석호 등 베테랑 배우들과 백은숙, 김경선, 박다인 세 배우가 연기하는 마녀 역을 포함해 총 27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성석배 예술감독은 "인간의 욕망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뒤틀고 흔드는지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압도적인 힘을 온전히 체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