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트럼프에 '패싱' 당한 뒤 분풀이 폭격

2025-05-15 15: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일정에서 이스라엘이 제외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에 미묘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이번 순방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지역 3개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동맹국인 이스라엘 방문은 일정에서 빠졌다. 이 같은 결정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거부하면서, 이스라엘 내에서는 ‘외교적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측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문제 담당 장관과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직접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과 협상에 나섰으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 같은 ‘패싱’이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를 깨고 제약 없는 군사작전을 감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에 대해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2월에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으로 가자지구 재건 구상을 발표해 국제사회의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전쟁 확대와 협상 거부 기조에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하마스에 억류됐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에단 알렉산더의 석방 협상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배제되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공세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석방이 "잔혹한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단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완전 궤멸 같은 강경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 없이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에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해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란 핵 협상 문제도 양국 간 이견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걸프 3개국 순방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분열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걸프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 강화에 집중하며, 빠른 성과와 석유, 무역, 투자 계약을 우선시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은 지역 안정과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중요하게 여기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도 ‘두 국가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쿡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철저히 경제 중심의 국력외교”라며, 걸프 국가들의 국부펀드를 미국 투자원으로 간주하는 접근법임을 지적했다. 2017년 첫 임기 때와 달리 이번 순방에서 이란 핵 합의는 걸프 국가들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고,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약화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지역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 핵 합의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진전이 없으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로 평가했으나, 이번 순방 일정에서 이스라엘이 제외되면서 외교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폴리티코는 2020년 대선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불신의 씨앗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진영 내에서도 중동 개입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 기간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미국의 이익이 항상 이스라엘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결국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총리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본질이 군사적 갈등이 아닌 외교 재편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상업적 거래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문제는 본질이 아닌 ‘방해 요소’에 불과하며,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와 외교 전략의 재구성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중동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과 이스라엘과의 오랜 동맹 관계가 충돌하며 양국 간 외교적 미묘한 균열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DIMF 19주년, 세계 뮤지컬 무대가 대구로

이한 DIMF는 헝가리, 프랑스, 대만,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작과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총 30편의 작품이 106회에 걸쳐 무대에 오르며 대구를 세계 뮤지컬의 중심으로 만든다.개막작으로는 DIMF 최초로 헝가리에서 초청된 ‘테슬라’가 선정됐다. 니콜라 테슬라의 일대기를 대형 스케일의 무대와 역동적인 안무, 영상 연출을 통해 장대한 서사로 그려내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공연된다. 폐막작으로는 중국의 ‘판다’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7월 3일부터 5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인간과 자연, 생명의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 쿵푸와 그림자놀이, 장소영 음악감독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프랑스 대표작 ‘콩트르-탕’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음악으로 삶을 지켜낸 지휘자의 여정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또한 일본에서 공연된 웹툰 원작 뮤지컬 ‘미생’은 7월 1일과 2일, CGV 대구한일에서 실황 영상으로 국내 첫 선을 보이며 직장인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작품도 눈에 띈다. 대만의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는 블랙홀에 빠진 소녀가 마법 세계에서 정령들과 함께 떠나는 판타지 모험극으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7월 4일부터 6일까지 공연된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여성 관객에게 인기를 끄는 ‘애프터 라이프’,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수상한 ‘시지프스’, 조선시대 금서 ‘설공찬전’을 원작으로 한 ‘설공찬’이 무대에 오른다. 각각 6월 21일부터, 7월 4일부터 대구의 각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도 마련됐다. 트로트 가수 신유가 출연하는 ‘내사랑 옥순씨’(6월 21~~22, 대덕문화전당), 삼국통일을 이끈 신라 장군 김유신의 삶을 다룬 ‘천년의 불꽃, 김유신’(6월 27~~28, 아양아트센터), 수성구 대표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7월 4~6,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등이 시민들에게 공연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올해 DIMF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창작지원작 무대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정보 과잉 시대,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갱디’, 고전과 현대가 교차하는 ‘셰익스피스’, 청춘 로맨스를 다룬 ‘히든러브’, 가족극 ‘요술이불’ 등 총 5편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DIMF의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대본과 음악 단계부터 무대화 지원을 받은 뮤지컬들로, 향후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둔 작품들이다.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도 마련됐다. 청소년과 학생, 예술인패스 소지자, 외국인, DIMF 유료티켓 소지자, 헌혈증 기증자 등은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청년문화예술패스, 문화누리카드,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불가하다.또한 개막작 ‘테슬라’와 폐막작 ‘판다’를 묶은 패키지 상품이 마련돼 VIP석 기준 8만 원, R석 6만 원에 관람 가능하다. 국내 초청작인 ‘애프터 라이프’와 ‘시지프스’를 묶은 패키지도 VIP석 6만 원, R석 4만 원에 제공된다. 이 외에도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공연을 1만 원에 예매할 수 있는 현장 부스도 6월 14일부터 운영된다.특히 ‘판다’ 관람객 중 추첨을 통해 3명(1인 2매)에게 중국 청두 판다 기지를 방문할 수 있는 3박 4일 투어를 전액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더불어 숙박 연계 혜택, 공식 초청작 기대평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이 마련돼 축제 기간 내내 관람객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