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사전투표 금지” 가처분신청..헌재, 전원일치 기각

2025-05-22 15:15

 오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이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헌재는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가 낸 사전투표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사전투표 제도의 합헌성을 사실상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12일 이 교수가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자세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사전투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중대하거나 긴급하지 않으며, 향후 본안에서 이 교수가 승소할 가능성 또한 낮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26일 현행 사전투표 제도가 비밀선거와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사전투표용지에 부착된 바코드를 통해 투표자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비밀선거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의 시차로 인해 유권자들이 얻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평등선거 원칙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투표를 언제 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날 수 있어 양심의 자유 역시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바코드를 통해 개별 유권자를 식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헌재 역시 지난해 10월 유사한 사안의 헌법소원을 기각하면서 “바코드 방식의 일련번호는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고, 이를 통해 특정인의 투표용지를 추적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사전투표 제도의 위헌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실시되자, 선거 전까지 사전투표를 금지해달라는 취지로 지난 4월 17일 별도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헌재는 약 한 달간의 심리 끝에 기각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6·3 대선의 사전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이 교수는 사전투표 제도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이 선관위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안 컨설팅 결과를 언급하며, 선관위의 통합 선거인 명부 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유권자도 정상적인 유권자로 등록할 수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면서 사전투표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나아가 “논란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행복추구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전투표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 등을 지낸 법조계 인사로, 이번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을 통해 사전투표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부각시키려 했다. 그러나 헌재는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사전투표는 기존 방식대로 실시된다.

 

한편, 이 교수의 주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도 간접적으로 언급됐다. 당시 일부에서는 사전투표와 관련해 선거 부정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헌재는 지난 4월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관련 시스템을 개선한 점과 함께, 제기된 의혹 상당수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헌재는 사전투표 제도 전반에 대한 위헌성 주장을 다시금 일축하면서, 향후 본안 심판에서도 해당 제도의 헌법적 정당성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전투표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 일부와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헌재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논란에 사실상 제동을 건 셈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DIMF 19주년, 세계 뮤지컬 무대가 대구로

이한 DIMF는 헝가리, 프랑스, 대만,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작과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총 30편의 작품이 106회에 걸쳐 무대에 오르며 대구를 세계 뮤지컬의 중심으로 만든다.개막작으로는 DIMF 최초로 헝가리에서 초청된 ‘테슬라’가 선정됐다. 니콜라 테슬라의 일대기를 대형 스케일의 무대와 역동적인 안무, 영상 연출을 통해 장대한 서사로 그려내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공연된다. 폐막작으로는 중국의 ‘판다’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7월 3일부터 5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인간과 자연, 생명의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 쿵푸와 그림자놀이, 장소영 음악감독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프랑스 대표작 ‘콩트르-탕’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음악으로 삶을 지켜낸 지휘자의 여정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또한 일본에서 공연된 웹툰 원작 뮤지컬 ‘미생’은 7월 1일과 2일, CGV 대구한일에서 실황 영상으로 국내 첫 선을 보이며 직장인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작품도 눈에 띈다. 대만의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는 블랙홀에 빠진 소녀가 마법 세계에서 정령들과 함께 떠나는 판타지 모험극으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7월 4일부터 6일까지 공연된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여성 관객에게 인기를 끄는 ‘애프터 라이프’,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수상한 ‘시지프스’, 조선시대 금서 ‘설공찬전’을 원작으로 한 ‘설공찬’이 무대에 오른다. 각각 6월 21일부터, 7월 4일부터 대구의 각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도 마련됐다. 트로트 가수 신유가 출연하는 ‘내사랑 옥순씨’(6월 21~~22, 대덕문화전당), 삼국통일을 이끈 신라 장군 김유신의 삶을 다룬 ‘천년의 불꽃, 김유신’(6월 27~~28, 아양아트센터), 수성구 대표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7월 4~6,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등이 시민들에게 공연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올해 DIMF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창작지원작 무대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정보 과잉 시대,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갱디’, 고전과 현대가 교차하는 ‘셰익스피스’, 청춘 로맨스를 다룬 ‘히든러브’, 가족극 ‘요술이불’ 등 총 5편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DIMF의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대본과 음악 단계부터 무대화 지원을 받은 뮤지컬들로, 향후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둔 작품들이다.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도 마련됐다. 청소년과 학생, 예술인패스 소지자, 외국인, DIMF 유료티켓 소지자, 헌혈증 기증자 등은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청년문화예술패스, 문화누리카드,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불가하다.또한 개막작 ‘테슬라’와 폐막작 ‘판다’를 묶은 패키지 상품이 마련돼 VIP석 기준 8만 원, R석 6만 원에 관람 가능하다. 국내 초청작인 ‘애프터 라이프’와 ‘시지프스’를 묶은 패키지도 VIP석 6만 원, R석 4만 원에 제공된다. 이 외에도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공연을 1만 원에 예매할 수 있는 현장 부스도 6월 14일부터 운영된다.특히 ‘판다’ 관람객 중 추첨을 통해 3명(1인 2매)에게 중국 청두 판다 기지를 방문할 수 있는 3박 4일 투어를 전액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더불어 숙박 연계 혜택, 공식 초청작 기대평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이 마련돼 축제 기간 내내 관람객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