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환율 협의 이후, 원·달러 환율 ‘새 국면’ 시작.."50원 급락"

2025-05-23 15:41

 미국이 주요 교역국들과의 관세 협상에 이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환율 협상’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의 절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대만,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함께 원화 가치 회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7.2원) 대비 5.75원 떨어진 1381.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는 한 주 사이 50원 가까이 급등하며 1420원대에서 1390원대로 빠르게 내려왔다.

 

이 같은 환율 하락세는 미국과 아시아 각국 간 환율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속화됐다. 초기에는 중국 위안화가 급등세를 보이며 주목받았고, 이달 초 대만달러화가 급격한 상승을 보이자 시장의 관심이 대만으로 이동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 간 환율 협상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어 일본과 미국 재무장관 간의 회담 이후 엔화 강세 현상도 두드러졌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은 양자회담 후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환율 수준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외환시장은 이미 아시아 주요국 통화 절상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0 이하로 떨어지며 달러 약세를 시사하는 반면, 원화와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달러 강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사실상 ‘달러 약세’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통화 절상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물밑 협상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원화 절상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존재한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부담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원·달러 환율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반년가량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며 외환보유고 감소 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원화 절상이 더 나은 선택지로 평가된다.

 

 

 

반면, 급격한 원화 절상은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메리츠증권 박수연 연구원은 “환율 하락은 수출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올해 경제성장률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환율 협상이 본격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국내은행 딜러는 “최근 환율 협상 소식과 정치적 안정세로 인해 환율이 1400원대로 다시 오를 가능성은 낮아졌고, 환율 하단도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적으로 원화 저평가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 올해 환율 하단을 1330~1300원으로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환율이 기대감에 따라 단기간 급락했지만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지 않은 만큼 일시적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협상으로 단기적으로 환율이 하락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쳐 달러 강세와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과거보다 더 높은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무역환경 개선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는 환율이 다시 135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국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협상은 단기적 통화 절상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경제 정책 방향과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따라 원화 환율은 변동성이 크고 장기적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기업 영향과 통화 정책 대응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환율 협상의 진전과 더불어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속적인 외환시장 모니터링과 유연한 정책 대응을 통해 환율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DIMF 19주년, 세계 뮤지컬 무대가 대구로

이한 DIMF는 헝가리, 프랑스, 대만,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작과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총 30편의 작품이 106회에 걸쳐 무대에 오르며 대구를 세계 뮤지컬의 중심으로 만든다.개막작으로는 DIMF 최초로 헝가리에서 초청된 ‘테슬라’가 선정됐다. 니콜라 테슬라의 일대기를 대형 스케일의 무대와 역동적인 안무, 영상 연출을 통해 장대한 서사로 그려내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공연된다. 폐막작으로는 중국의 ‘판다’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7월 3일부터 5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인간과 자연, 생명의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 쿵푸와 그림자놀이, 장소영 음악감독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프랑스 대표작 ‘콩트르-탕’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음악으로 삶을 지켜낸 지휘자의 여정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또한 일본에서 공연된 웹툰 원작 뮤지컬 ‘미생’은 7월 1일과 2일, CGV 대구한일에서 실황 영상으로 국내 첫 선을 보이며 직장인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작품도 눈에 띈다. 대만의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는 블랙홀에 빠진 소녀가 마법 세계에서 정령들과 함께 떠나는 판타지 모험극으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7월 4일부터 6일까지 공연된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여성 관객에게 인기를 끄는 ‘애프터 라이프’,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수상한 ‘시지프스’, 조선시대 금서 ‘설공찬전’을 원작으로 한 ‘설공찬’이 무대에 오른다. 각각 6월 21일부터, 7월 4일부터 대구의 각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도 마련됐다. 트로트 가수 신유가 출연하는 ‘내사랑 옥순씨’(6월 21~~22, 대덕문화전당), 삼국통일을 이끈 신라 장군 김유신의 삶을 다룬 ‘천년의 불꽃, 김유신’(6월 27~~28, 아양아트센터), 수성구 대표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7월 4~6,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등이 시민들에게 공연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올해 DIMF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창작지원작 무대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정보 과잉 시대,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갱디’, 고전과 현대가 교차하는 ‘셰익스피스’, 청춘 로맨스를 다룬 ‘히든러브’, 가족극 ‘요술이불’ 등 총 5편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DIMF의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대본과 음악 단계부터 무대화 지원을 받은 뮤지컬들로, 향후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둔 작품들이다.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도 마련됐다. 청소년과 학생, 예술인패스 소지자, 외국인, DIMF 유료티켓 소지자, 헌혈증 기증자 등은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청년문화예술패스, 문화누리카드,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불가하다.또한 개막작 ‘테슬라’와 폐막작 ‘판다’를 묶은 패키지 상품이 마련돼 VIP석 기준 8만 원, R석 6만 원에 관람 가능하다. 국내 초청작인 ‘애프터 라이프’와 ‘시지프스’를 묶은 패키지도 VIP석 6만 원, R석 4만 원에 제공된다. 이 외에도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공연을 1만 원에 예매할 수 있는 현장 부스도 6월 14일부터 운영된다.특히 ‘판다’ 관람객 중 추첨을 통해 3명(1인 2매)에게 중국 청두 판다 기지를 방문할 수 있는 3박 4일 투어를 전액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더불어 숙박 연계 혜택, 공식 초청작 기대평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이 마련돼 축제 기간 내내 관람객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