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위기 3개월째…'납품 끊기고 임대료 전쟁까지'
2025-06-04 15:02
지난달 28일 홈플러스는 신영증권 금정호 대표를 신용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증권사와의 갈등이 격화됐다. 금 대표는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숨긴 채 ABSTB를 계속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신영증권은 2022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홈플러스 ABSTB 발행을 주관했으며, 4월에는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와 함께 홈플러스와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도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 대표 발언에 대한 홈플러스의 고소는 신영증권 측의 고소에 맞선 맞고소 성격이 짙다. 신영증권 측은 마지막 ABSTB 일반 투자자 대상 판매가 2월 26일에 이뤄졌고,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통보를 받은 것은 그 다음 날 오후 6시경으로, 기업회생 절차 준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ABSTB 판매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한다.
신영증권은 “신용등급 ‘A3-’는 투자 등급으로 하락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으며, ABSTB 가치 하락은 기업회생 절차 개시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홈플러스는 오히려 신영증권이 신용등급 하락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ABSTB를 불완전판매했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의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영증권은 2월 28일에 이뤄진 일부 거래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해당 기관에 통지했다고 설명한다. 또 불완전판매 책임 문제와 홈플러스 사기 혐의는 별개의 문제라며, 불완전판매 책임 회피를 위한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는 증권사와의 법적 다툼 외에도 납품업체들의 연이은 이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빙그레가 거래 조건 협의 중 의견 차이로 납품을 중단했고, 매일유업도 일부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매일유업은 이후 납품을 재개했으나 빙그레와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재정 상태와 정산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납품 중단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 농심, 롯데칠성음료, 서울우유, 농협경제지주 등도 홈플러스와 납품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임대료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체 점포 126개 중 절반 이상인 68개 점포가 임대점포로 연간 임대료 부담이 약 4000억 원에 달한다. 임대료 부담 완화를 위해 회생절차 시작 이후 임대주와 협상을 벌여 41개 점포에 대해서는 35\~50% 임대료 인하 합의를 이뤘으나, 나머지 27개 점포는 지난달 31일까지 협상 완료에 실패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지난달 15일 17개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조만간 나머지 10개 점포에도 계약 해지 통보를 할 예정이다. 계약 해지된 점포는 폐점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해당 점포 직원들의 고용 보장 계획도 발표됐으나 직원과 입점업체들의 반발은 거세다. 실제로 지난 6월 2일 전국 홈플러스 점포 앞에서는 점포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회생계획안 제출일이 다음달 10일로 한 달 연장된 만큼, 홈플러스는 임대주와의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계약 해지 통보를 하지 않으면 기존 계약을 이행해야 하기에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계약 해지는 협상을 위한 조치일 뿐, 향후 협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는 ABSTB 사태로 인한 증권사와의 법적 갈등, 주요 납품업체의 이탈, 임대료 협상 실패와 점포 폐점 위기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향후 법적 분쟁과 협상 결과가 홈플러스의 생존과 미래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