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까지 타깃 된 美 관세, 韓 가전업계 생존 위기
2025-06-13 14:44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25일까지의 대미 수출액은 약 71억5400만 달러(약 9조7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이미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와 철강 수출에 타격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5월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1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32% 급감했다. 철강 역시 20.6% 줄었으며, 반도체(-17.6%), 일반기계(-5.6%) 등 주요 품목들의 수출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미국의 가전제품 관련 철강 관세 부과 예고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급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 중이며, 철강 원자재를 현지 조달과 한국 등 해외 수입으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관세 인상 시 현지 조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테네시주 공장에서 연간 세탁기 120만 대, 건조기 60만 대, 워시타워 35만 대를 생산한다. LG전자 역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해외 생산 확대 계획을 보류하고 북미 생산량 증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최근 “관세 인상 폭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경우 미국향 가전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영향이 장기화되면 생산 기지 재조정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며, 이에 따른 손실 발생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도 이미 누적된 관세 충격에 더해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가 관세가 시행되면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비관세 재고가 소진되면 현지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버티기 어려워진다”며 “현재 25% 관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신차 권장소비자가격 평균은 5만968달러로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최근 BMW,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가격 동결 정책을 유지해온 현대자동차그룹도 가격 조정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가전 업계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미 관세 협상을 더욱 강화해 ‘일체의 관세 면제 및 예외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철강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는 물론, 기존에 추진해온 관세 부과 면제 및 예외 조치 요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확대 움직임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수출 감소와 가격 인상, 생산 조정 등 다각적인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대미 협상을 강화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지켜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