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Ⅱ 라벨만 정품..14억 원어치 짝퉁 대량 적발
2025-06-19 15:35
상표경찰에 따르면 도매업자 A씨(42세)를 비롯한 4명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약 11개월간 해외 유명 브랜드인 SKⅡ, 키엘, 에스티로더 등의 짝퉁 화장품을 병행수입 제품처럼 가장해 국내에 8만7000여 점(정품가액 79억 원 상당)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제품 용기, 라벨, 포장을 정품 수준으로 정교하게 제작해 유통업자나 소비자는 물론, 홈쇼핑 납품업체들까지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게 했다. 실제로 화장품 유통 전문가조차 가품임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3월, 한 국내 유통업자가 해외 수출을 앞두고 상품의 진위에 의심을 품고 상표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해당 유통업자가 수출하려던 제품 6000여 점(정품가액 약 5억6000만 원)이 모두 위조품인 것으로 확인되며 압수 조치됐고, 상표경찰은 이 사건을 기점으로 수사를 확대해 조직 전체의 유통 구조와 범행 수법을 파악했다.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해외 영업과 수입 총괄을 맡았고, B씨(40세)는 수입 관련 서류를 담당했다. C씨(43세)와 D씨(38세)는 국내 유통을 전담하며 정교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상표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통해 이들이 유통한 짝퉁 화장품의 판매 기록도 확보했다. 확인된 유통량만 4만1000여 점에 달하며, 이를 통해 약 21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상표경찰은 경기도 일대 창고에 보관 중이던 짝퉁 화장품 4만여 점(정품가액 14억 원 상당)을 추가로 압수했다. 해당 제품들은 홈쇼핑 납품을 앞둔 상태였으며, 유통되었을 경우 피해 규모는 훨씬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짝퉁 화장품은 성분 면에서도 심각한 차이를 보였다. 특허청의 의뢰로 진행된 화학 및 성분 분석 결과, 정품과 달리 주요 기능성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고, 내용량조차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SKⅡ 에센스 제품의 경우, 미백 기능의 핵심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일부 제품은 내용량도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즉, 외형은 정품과 흡사하지만 실제로는 효능도 없는 ‘맹물 화장품’에 가까웠던 셈이다.
다행히 유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문제는 위조 화장품의 제조와 유통 과정 자체가 무허가 시설에서 이뤄졌고, 품질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부작용이나 피부 트러블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상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이번 사건은 소비자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조상품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품과 유사하게 포장된 짝퉁 제품들이 시중에 1/3 수준의 가격으로 유통되며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이어 “유해 성분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며 “짝퉁 화장품은 정식 검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품질과 안전성에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짝퉁 화장품 유통을 포함한 위조상품 범죄에 대한 기획 수사를 확대하고, 소비자 보호 및 정품 브랜드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정품 유통망 점검 및 유통경로 추적 시스템도 강화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는 공식 판매처를 통한 제품 구매를 당부하며, 의심되는 제품은 즉시 관련 기관에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