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대기 기본..서울국제도서전 현장 난리나

2025-06-19 15:50

 서울국제도서전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오는 22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며, 올해의 주제는 ‘믿을 구석’이다. 한국을 포함해 총 17개국 530여 개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가한 이번 행사에선 단순한 출판 전시를 넘어, 책과 사람, 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다.

 

행사 시작과 함께 주최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1차 온라인 얼리버드 티켓이 전량 매진되고, 이후 현장 구매까지 불가능할 정도로 관람객이 몰리면서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일임에도 인파가 넘쳐 현장에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많고, 내일은 더 많을 것 같다”는 말이 이어졌다.

 

관심이 집중된 부스들도 행사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그중 가장 이목을 끌었던 곳 중 하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이었다. 경남 양산에서 운영 중인 평산책방은 이번 도서전을 통해 서울 무대에 처음 참여했다. 행사 첫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방문했던 문 전 대통령은 서점 이름이 새겨진 앞치마를 두르고 부스를 찾았고, 이날도 오후 3시쯤 도서전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부스에는 문 전 대통령이 SNS를 통해 직접 추천했던 137권의 도서가 전시됐으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주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 도종환, 안도현, 박성우 시인의 북토크 ‘시 낭송회’도 마련돼 시문학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었다.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의 부스 역시 기대 이상으로 흥행했다. 2020년 설립된 무제는 2024년 5월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 출간 이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고, 이번 도서전에서 ‘살리는 일’, ‘자매일기’ 등 자사 도서와 다양한 굿즈를 함께 선보였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팬들과의 실질적인 교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무제 부스는 최대 30분 이상 대기해야 물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붐볐다. 특히 ‘자매일기’의 박소영, 박수영 작가 사인회는 물론, 부스 안쪽에서 직접 계산하며 관람객에게 인사를 건네는 박정민의 모습까지 더해지며 도서전 속 또 하나의 ‘셀럽 부스’가 됐다.

 

박정민은 행사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브랜딩 마케팅 전문가를 절치부심 끝에 채용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 부스 운영에는 편의를 위해 안내 요원까지 대거 동원됐다. 현장에 있던 요원들은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고용됐다”고 밝히며 특유의 유쾌함으로 관람객 응대에 나섰다.

 

언론인 출신 박혜진 대표가 이끄는 ‘다람출판사’도 이번 도서전에서 처음으로 독자들과 마주했다. 박 대표는 앵커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다독가로 잘 알려져 있었으며, 출판사 운영과 함께 자기계발서와 에세이는 물론, 실험적인 해외 소설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다람출판사는 이번 행사에서 신작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와 카밀라 소사 비야다의 『나쁜 여자들』을 오프라인 최초로 공개했으며, 오는 21일엔 배우 박지영이 ‘1일 직원’으로 부스를 지킬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박혜진 대표는 “도서전은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해외 판권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관련 자료도 따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기존의 도서전 이미지에서 벗어나,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이야기와 스타, 문화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진화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취향을 나누고, 또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는 이 행사는 남은 일정 동안 더 큰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