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0편 몰린 바다 위 영화 전쟁..국제해양영화제 개막

2025-06-20 14:35

 국내 유일의 해양 특화 영화제로 자리 잡은 ‘국제해양영화제(KIOFF)’가 제8회를 맞아 부산에서 다시 닻을 올렸다. 올해 영화제는 6월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열고 22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국제해양영화제는 2018년 첫발을 내디딘 이후 해양과 인간, 자연과 문화의 교차점을 조명하며 관객들과 꾸준히 만나왔다. 올해는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부산시와 공동 주최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영화제의 지속 가능성과 공공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 이 같은 공동 주최는 해양문화 콘텐츠를 통한 사회공헌에 힘을 쏟고 있는 해진공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과 함께 개막식에 참석한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환영사에서 “해양 문화의 확산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공사의 사회적 책무”라고 밝히며, “국제해양영화제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해양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선언은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조하나 국제해양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개막 선언을 통해 영화제가 이제 ‘회차’를 공식적으로 명기할 수 있게 된 점에 감격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다음 해 영화제를 기약할 수 없었던 불안감 속에서 ‘연도’만 붙여왔다”며 “이제 제8회라고 부를 수 있게 되어 10회, 20회를 꿈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해양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현실화됐음을 상징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날 개막식은 영화 음악감독이자 기타리스트인 이병우의 특별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국내 해양영화 제작지원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됐다. 해진공이 후원한 이번 공모에는 200편이 넘는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박이웅 감독의 ‘아침바다 갈매기는’, 문숙희 감독의 ‘인생 세탁소’, 이문주 감독의 애니메이션 ‘뉴-월드 관광’, 전진융 감독의 ‘국도 7호선’ 등 총 1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이후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큐멘터리 영화 ‘소피아의 상어 이야기’(Her Shark Story)의 상영이 이어졌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해역을 배경으로 여성 해양생물학자 소피아 그린이 고래상어와 교감하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이그나시오 워커, 데니스 아르케로스 감독의 공동 연출작이다. 정서적 영상미와 섬세한 수중 촬영, 생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GV)에서도 분위기는 이어졌다. 워커 감독은 “오늘이 이 작품을 가장 큰 스크린으로 본 날”이라며 감회를 전했고, “영화 속 고래상어는 실제로는 스크린보다 훨씬 커서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GV는 단순한 영화 해설을 넘어 해양과 인간, 생태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자리가 되었다.

 

올해 영화제는 ‘바다가 닿는 곳(Where the Sea Touches Us)’이라는 주제로 10개국에서 출품된 34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상영은 영화의전당 내 3곳의 상영관에서 이루어지며, 관람료는 5,000원으로 책정되어 온라인 예매와 현장 구매 모두 가능하다. 다양한 국가와 장르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해양의 생명력과 인간의 삶을 다각도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폐막식은 22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폐막작으로는 정윤철 감독의 신작 ‘바다 호랑이’가 상영된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고 김관홍 잠수사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로, 김탁환 작가의 장편소설 『거짓말이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공식 개봉일(6월 25일)보다 앞서 특별 상영되는 이 작품은 바다와 죽음, 기억과 책임을 묵직하게 다루며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조하나 조직위원장은 “국제해양영화제는 단지 영화를 보는 자리가 아니라, 전 세계 바다를 극장에서 만나는 축제의 장”이라며 “부산 시민들이 해양 영화의 중심에서 이 축제를 충분히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양 도시 부산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국제해양영화제는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해양문화 플랫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배우가 서빙을? 공연장 속 뮤지컬펍, ‘커튼콜 인 샬롯’ 오픈

6월 24일 샤롯데씨어터 측은 이번 프로젝트가 공연장과 뮤지컬펍의 이색적인 결합으로, 단순히 무대를 보는 것을 넘어 관객과 배우가 함께 소통하고 공연의 감동을 일상으로 확장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밝혔다. 이 협업은 ‘샬롯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로, 이전에 선보였던 국내 최초 스토리텔링 레스토랑 ‘몽드샬롯’에 이어 뮤지컬과 미식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다.‘커튼콜 인 샬롯’은 기존의 공연 관람 경험을 넘어서, 관객들이 뮤지컬 작품 속 감성을 미식과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곳에서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칵테일과 음료가 제공되며, 펍 내부에 마련된 무대에서 실시간 뮤지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서빙 스태프가 아니라 직원들이 무대 위 배우로 변신하여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커튼콜 인 샬롯’은 관객에게 ‘또 하나의 무대’를 선사하며 공연과 일상의 경계를 줄이고, 공연의 감동을 한층 더 깊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첫 번째 테마는 오는 7월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작품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메뉴와 퍼포먼스가 준비되며, 뮤지컬 팬들과 일반 방문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후 ‘미세스 다웃파이어’, ‘킹키부츠’ 등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예정인 다양한 작품과 연계하여 테마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확장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연장과 뮤지컬펍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관객들에게 공연장 안팎에서 문화예술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롯데컬처웍스 윤세인 공연사업팀장은 “뮤지컬펍 ‘커튼콜 인 샬롯’은 공연장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시도로, 무대 밖에서도 공연의 감동과 매력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뮤지컬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감동을 더욱 오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커튼콜 인 샬롯’은 단순한 식음료 공간을 넘어 공연과 미식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공연장과 관객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프로젝트는 공연 관람 경험을 확대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문화예술 트렌드의 한 축으로, 공연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예술과 일상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을 제시한다. 뮤지컬 팬들에게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감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공연장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또한, ‘커튼콜 인 샬롯’은 앞으로도 다양한 뮤지컬 작품과 연계해 다채로운 테마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으로, 관객들에게 반복 방문의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새로운 관람 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샤롯데씨어터는 뮤지컬과 미식을 접목한 혁신적 문화 공간으로서 공연예술의 저변 확대와 관객 경험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는 공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국내 공연장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