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주 내’ 발언은 연막..‘한밤의 해머’ 때렸다

2025-06-23 14:08

 2025년 6월 22일 늦은 오후,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들이 미주리주에 무사히 착륙하며 이란 내 3개 핵 시설 공습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전해졌다. 이번 작전에서 사상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종사들에게 직접 감사를 표하며 “훌륭한 임무 수행에 감사하다”라고 격려했다. 소셜미디어와 주요 외신들은 이란 핵 시설이 입은 피해가 엄청나다며, 타격이 강력하고 정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 아래 진행됐으며, 이란의 핵시설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세 곳을 목표로 했다. 작전의 핵심은 고도의 기만술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의 사설 클럽에서 동부 표준시 기준 6월 21일 토요일 오후 최종 공격 명령을 내렸으며, 공격 시기를 예측할 수 없도록 해 모든 이의 예상 밖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미군의 B-2 폭격기 편대는 태평양을 횡단해 서쪽으로 비행했는데, 이 비행 경로는 외부에서 탐지되어 이란과 국제사회에 ‘협상’을 위한 시위성 움직임으로 오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 비행이 전술적 기습 공격을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B-2 폭격기 편대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완전한 은밀한 비행으로 동쪽 방향으로 날아가 실제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새벽 12시 30분, B-2 폭격기가 이란 영공에 진입하는 순간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칼빈슨 항공모함 타격단의 잠수함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24발을 발사하며 공습을 개시했다. B-2 폭격기는 오전 2시 10분부터 2시 35분 사이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고, 뒤이어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스파한 시설을 공격하며 공격이 연속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시간 간격은 B-2의 기습 공격이 원활히 이어지도록 치밀하게 계획된 결과였다.

 

이번 작전에는 무려 125대의 항공기가 동원되었고, 토마호크 미사일과 함께 총 14발의 대규모 벙커버스터 폭탄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이 미군이 벙커버스터 폭탄을 전투에서 직접 사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벙커버스터는 깊숙이 숨겨진 지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강력한 폭탄으로, 이번 공습의 핵심 무기 역할을 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 의장은 이번 B-2 폭격기 작전이 37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이는 B-2 작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비행 기록이라고 밝혔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의 40시간 왕복 비행이 최장 기록이다.

 

공습 직전까지도 사전 암시는 없었다. 백악관은 6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 공격 결정을 내릴 것이라 발표했지만, 이는 이란과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연막 작전이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예기치 않게 뉴저지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해 긴급 상황실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통령 JD 밴스,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방장관 헤그세스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모두 함께했다. 이로써 ‘2주 내’라는 발언이 사실상 작전을 위한 시간 벌기였음이 드러났다.

 

 

 

공습 직후 공개된 민간 위성 사진에서는 미국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진 지점으로 추정되는 포르도 핵시설 전경에 6개의 커다란 구멍과 잔해들이 선명히 확인됐다. 이는 미군의 정밀 타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입증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작전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하는 데 집중했으며,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주간 목표 위치 선정과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며, “엄청난 정밀함과 최상의 작전 보안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은 NBC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으로 인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번 공습 이후에도 미국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 출신이자 중동연구소 연구원인 조셉 보텔은 이번 작전을 평가하며, 필요한 경우 재공격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 목표 설정 과정에서는 목표 타격 후 평가를 거쳐 필요한 경우 재공격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중동 지역 안보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은 정밀하고 기민한 작전으로 인명 피해 없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했다. 향후 국제 사회의 반응과 이란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작전이 중동의 전략적 판도에 미칠 영향은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