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화 한 통에 납북자 가족들, 전단 살포 멈춰
2025-06-24 15:05
이에 따라 납북자가족모임은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하고, 내부 회의를 통해 입장을 조율 중이다. 단체는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접경지역 일대에서 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최종 입장은 7월 10일 전까지 발표될 전망이다. 단체 내부에서는 실제로 살포 중단 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룡 대표는 24일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경기 동두천시의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 기념탑을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고위급 인사로부터 위로 전화를 받았고, 식사 약속 등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 약속을 바탕으로 피해 가족들과 논의해 전단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 정부 인사들은 과거에도 납북자 문제에 도움을 줬던 분들”이라며 “이번 기회에 남북 대화를 통해 생사 확인 등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납북자 가족 할머니들에게 따뜻한 위로 한 끼를 전한다면, 전단 살포를 멈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납북자가족모임은 올해 4월 27일 파주 임진각, 5월 8일 강원 철원군, 6월 2일 파주 접경지 등지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한 바 있으며, 무인기(드론) 등을 활용해 북한 지역에 소식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함께 동원해 왔다.
정부는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전단 엄정 대응’ 방침에 따라 접경지역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해 사전 차단에 나서는 한편,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전단 살포가 남북 긴장 고조와 접경지 주민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 년간 대북 전단 살포가 원인이 된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나 위협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 같은 대응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한편, 최 대표는 이날 동두천을 참배 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 “전단 살포 활동 때문에 파주, 연천, 인천 강화, 강원 등 주요 접경지에 접근이 어려워졌고, 아버지가 켈로부대 출신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부친은 1967년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 중 북한에 의해 납북됐으며, 6·25 전쟁 당시 미군 산하 비정규 특수부대인 켈로부대 소속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었다. 그는 북한에 끌려간 뒤 1972년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남중 차관의 연락과 단체 측의 전단 중단 검토는 납북자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인도주의적 접근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지, 또 납북자가족모임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