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레전드' 기성용 '팽'…감독이 직접 "넌 계획에 없다" 통보

2025-06-26 10:18

 FC서울의 상징이자 한국 축구의 아이콘, 미드필더 기성용(35)이 친정팀과의 결별을 공식화하고 포항 스틸러스로의 이적을 직접 발표하며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FC서울 팬들은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25일 개인 SNS를 통해 팬들에게 무거운 심경을 전했다. 그는 "최근 김기동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팀의 미래 계획에 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때 은퇴까지 고민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가족과 동료 축구인들의 만류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무기력하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서 현역 연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새로운 행선지는 포항 스틸러스였다. 기성용은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던 중,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다"며 포항 이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쉽지 않은 결정을 받아준 박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FC서울 팬들을 향한 메시지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그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라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한국 복귀 후 서울이 아닌 다른 팀에서의 선수 생활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 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잠이 오지 않는다. 제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하며,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은 제 고향이자 자존심"이라는 말로 팬들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FC서울 구단 역시 기성용의 이적을 공식화하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기성용 선수가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성용이 선수로서 은퇴할 때 구단 레전드로서의 은퇴식을 함께 하고, 향후 지도자 길을 걸을 때도 적극적으로 조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번 결별이 영원한 이별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식 서포터즈 '수호신'은 즉각 성명문을 내고 "기성용 선수 이적 상황 및 선수단 내 불화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독의 입장 표명을 내놓으라"며 구단의 미흡한 대처와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2007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 후 유럽 무대를 거쳐 2020년 친정팀으로 돌아온 기성용은 최근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불화설에 휩싸인 바 있다. 이번 이적은 단순한 선수 이동을 넘어, 구단과 레전드, 그리고 팬들 사이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K리그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