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 골든타임’ 사수 촉구..국힘에 협력 요청

2025-06-26 14:05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하며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시정연설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해 진행한 공식 일정으로, 취임 22일 만에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추경안 조속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적극적인 정부 역할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경기는 타이밍”이라면서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이 대통령은 “수출 회복은 더디고 내수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이 4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하고, 최근 1분기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며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을 견뎌낸 우리 경제가 지난 3년간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언급하며, 특히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가 내수 경기 침체에 치명타를 줬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국제 정세 불확실성으로 미국발 관세 충격과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급변하는 환경이 경제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경안의 구체적 내용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편성해 소비 여력을 보강하고,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촉진 예산 3조 9000억 원도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민생안정 예산 5조 원을 마련했다”며 “경제위기 상황에 따라 고통의 무게가 다르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운용에 대해서는 “재정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 확정권을 존중해 세입 경정을 반영했다”고 설명하며, “필요한 사업을 적재적소에 집행해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부터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환호와 기립 박수로 맞이했으며, 이 대통령도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박수 없이 자리에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연설 도중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 진보냐 보수냐가 아닌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라는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 반응이 없으니 좀 쑥스럽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연설이 끝난 후에도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하며 협치를 강조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하는 자리에서 권 의원이 “총리 인준은 안 된다”고 발언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권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는 여유를 보였다. 또한 당 대표 선거 출마자인 박찬대 의원과 정청래 의원과도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진보당 윤종오·정혜경·손솔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본회의장을 나섰다.

 

이번 시정연설은 여야 간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구하는 첫 공식 메시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공동 책임”임을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남은 추경 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얼마나 협력할지 주목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