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국 뺨 쳤다” 이란, 승전국 자처하며 美 조롱
2025-06-27 14:10
하메네이는 이란 국영TV로 송출된 영상에서 “이란군은 이스라엘의 다층 방어 체계를 뚫고 도시 및 군사 목표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전쟁에서 자국의 군사적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미국의 뺨을 쳤다”고 표현하며, 미국이 전쟁에 개입한 이유가 이스라엘을 보호하려는 것이었지만 결국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의 효과를 부풀렸다며 "보여주기식 쇼였다"고 비난했다.
이번 연설은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메네이는 “미국이 만족할 유일한 길은 이란의 항복뿐이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이란은 굴복하지 않는 강한 국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트럼프가 공개 연설에서 이란의 항복을 언급한 건 지나치며, 실제 미국이 원하는 것은 미사일이나 핵 문제 해결이 아니라 정권의 완전한 항복”이라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중동 내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타격한 것도 큰 성과로 자평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 군사력의 실체를 과소평가했으며, 우리 군은 언제든 미군 기지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공격 재개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3일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미군 기지를 공격했고, 이는 중동 지역 안보 위기를 고조시킨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이후 이란 핵시설인 쿰 지역의 포르도 기지 진입로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생긴 구멍이 포착되며, 이란 핵심 전략 자산이 실질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하메네이는 이를 일축하며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성공적이지 않았고, 트럼프는 효과가 크다고 선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메네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서도 “가짜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무너졌고, 이슬람 공화국 이란의 강한 타격 아래 짓밟혔다”며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미국이 전쟁 개입으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란은 모든 압박을 견뎌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하메네이의 발언은 전면전에 준하는 군사 충돌 이후 이란이 국내 여론을 통제하고 체제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재차 천명하며 향후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며, 하메네이의 이날 연설은 또 다른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