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업계에 퍼지는 공포..가전·자동차 수출 ‘빨간불’

2025-06-30 10:30

 한국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올 3분기에도 위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발 통상정책의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내 수출 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월 30일 발표한 ‘2025년 3/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96.3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치인 100을 3분기 연속 밑도는 수치로, 전 분기보다 수출경기가 다소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시사한다. EBSI는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 개선, 100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체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전 분기보다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전 제품은 52.7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3분기 연속 50대에 머물며 수출 여건 악화가 두드러졌다. 이는 미국이 철강 파생상품에 이어 가전을 새로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킨 데 따른 것으로, 가전 수출에 적용된 함량 기준 50%의 고율 관세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연합(EU)의 경기 둔화도 가전 수출을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56.0) 역시 기존의 관세 대상 품목으로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이들 분야마저 타격을 입으면서 전체 수출 산업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반도체(147.1)와 선박(135.5)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고성능 AI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D램 가격도 3분기에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반도체는 기술 중심의 전략 품목인 만큼, 시장 수요가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선박의 경우에는 LNG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 단가 상승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수입 규제 및 통상마찰(67.1) △국제물류(86.8) △수출대상국 경기(87.3) 등 10개 세부 항목 중 8개가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특히 수입 규제와 통상 마찰 지수는 2분기 대비 21.7포인트 상승하며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발 추가 관세 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51.6)뿐 아니라, 이미 타깃 관세가 적용 중인 가전(6.4), 자동차 및 부품(50.0) 등에서는 수출기업들의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전은 수치상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며, 기업들의 체감 충격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수출기업들이 꼽은 주요 애로 요인으로는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이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 중 15.0%가 이를 선택했으며, 복수응답 기준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14.7%), 원재료 가격 상승(14.2%), 수출대상국의 수입 규제(12.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가 수출 환경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국의 경기 둔화와 맞물리며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지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품목뿐 아니라, 전략 품목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3분기 수출 산업이 글로벌 통상 환경과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 및 정책당국의 향후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