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통과한 ‘논란의 법안’..트럼프는 환호, 머스크는 분노

2025-06-30 10: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국정 의제를 담은 패키지 법안이 미국 연방 상원에서 첫 관문인 절차 표결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감세, 불법 이민 단속, 청정에너지 보조금 축소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혁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핵심 입법 과제로 꼽혀왔다.

 

현지시간 6월 28일 밤,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상원에서 열린 절차 표결에서는 전체 100석 중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법안이 가결됐다. 이 표결은 법안을 본격적인 토론 및 표결 단계로 넘기기 위한 첫 번째 절차로, 사실상 상원 통과의 전제 조건이다. 이번 표결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47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 소속 토머스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와 랜드 폴(켄터키) 의원도 이탈표를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부통령 JD 밴스는 상원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만약 찬반이 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준비를 갖추고 현장에서 대기했다. 그러나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내부 이견을 조율한 끝에 필요한 과반 찬성을 확보하며 밴스의 역할은 불필요하게 됐다. 이날 표결은 내부 조율로 인해 무려 3시간 넘게 진행됐고, 예산안이나 긴급안건이 아닌 상황에서 토요일 밤에 열린 이례적 회의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우리는 상원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다. 이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모든 공화당 의원들은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며 “이들과 함께 앞으로도 미국의 경제성장, 재정건전화, 국경 안보 확보를 위한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한 주요 정책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조치로, 팁 소득과 초과근무 수당의 면세 조항, 신생아를 위한 1천 달러 정부 지원 계좌 제공 등 감세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청정에너지 세액 공제와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세금 혜택은 폐지 대상에 올랐다. 또한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 단속 관련 예산은 대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전반적으로 친기업·강경이민 기조를 반영한 법안으로 해석된다.

 

 

 

이 법안은 앞서 연방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됐고 본격적인 토론과 추가 수정이 예상되면서 향후 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최종 입법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처리를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마무리해 자신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공화당 의원들에게 거듭 촉구해왔다. 그는 지난 24일에도 “상원의원들은 이번 주 안에 법안을 처리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의원실에서 밤새 일하라”고 압박했다. 표결 직전에는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과 싸우는 중”이라고 비난하며 “공화당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표결 이후에는 반대표를 던진 랜드 폴 의원을 SNS를 통해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을 “초부자 감세”라며 전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은 해당 법안이 다른 분야 예산을 무분별하게 삭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의료·교육·환경 부문에 대한 간접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표결을 앞두고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강하게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법안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미국에 전략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정치적 자살 행위이며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정부혁신부 수장직에서 물러난 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의 탄핵을 지지하는 듯한 입장을 내기도 했지만, 이후 “일부 게시물은 후회한다”고 밝히며 갈등은 일시적으로 봉합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절차 표결 통과로 트럼프의 핵심 정책 과제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최종 통과까지 남은 의회 절차와 당내 분열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이 법안의 성패는 단순한 입법을 넘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시험대가 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세계 무대 휩쓴 임지영, 베토벤 협주곡으로 서울 관객 심장 강타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임지영과 서울시향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자리이자, 그녀의 깊어진 음악적 성숙을 보여줄 중요한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는 페루 출신의 미겔 하스베도야(57)가 맡는다. 하스베도야 지휘자는 서울시향 무대에 첫 데뷔하는 것으로, 그의 지휘로 서울시향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겔 하스베도야는 21년간 미국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 예술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며, 이번 서울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2008년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된 이 작품은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 작곡됐으나,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음악, 그리고 현대 팝 음악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스베도야의 고향인 페루의 음악적 정서가 깊이 녹아있는 곡으로, 서울시향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리며,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는 고난도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깊은 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연주자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임지영은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깊이와 기술을 입증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풍부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총 1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아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인간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다.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명단에 클래식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임지영이 국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다. 4년 만의 재회인 만큼, 그녀의 성숙한 연주와 하스베도야의 새로운 지휘가 서울시향과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한층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시향 관계자는 “임지영과 미겔 하스베도야의 협업은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잊지 못할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며, 여름 시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이번 서울시향의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은 예매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그리고 서울시향의 조화로운 음악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