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은 사기꾼”..우크라 지원 예고

2025-07-10 14: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우리에게 엄청난 거짓말(bullshit)을 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두 강대국 정상 간 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이전에는 ‘브로맨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친밀했던 두 정상 사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입장 차이와 전쟁 종결 여부를 두고 신뢰가 무너진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러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향후 국제 정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푸틴은 우리에게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푸틴은 우리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하지만, 결국 그 친절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푸틴에 대해 불만이 크다. 내가 여러분에게 지금 이 정도는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왜냐하면 그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상당히 깊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 발언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에 대한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전화 통화를 마친 뒤에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곧 시작할 것이라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으나,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고 종전 조짐이 보이지 않자 7월 3일 통화 후에는 “매우 실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두 정상 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가 지난 7월 1일 미국 내 자체 무기 비축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한 데 대해 “우리는 더 많은 무기를 보낼 것”이라며 국방부의 결정을 뒤집었다. 7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더 나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PAC) 1개 세트의 추가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 세트는 발사기 2\~3대, 레이더 1대, 지휘통제소 1대와 여러 발의 요격 미사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세트당 가격은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달하며, 요격 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400만 달러(약 550억 원) 정도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걸프전 당시인 1991년 2월, 이라크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로 날린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며 그 성능을 세계에 알렸다. WSJ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된 무기 지원 범위를 넘어 주요 무기 체계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약 7~8개의 패트리엇 세트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한 행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고 전쟁을 조기 종결로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미·러 정상 간 신뢰 관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도 러시아에 대한 견제 전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는 전쟁 발발 시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수송된 군사 장비와 차량, 물자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이 계획이 “유럽 대륙 전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쟁 대비의 일환”이며 “러시아와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준비”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 비판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나토의 군사 대비 강화 움직임은 러시아와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화해 무드가 무색하게 미·러 정상 간 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국제 안보 환경에 적지 않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외교적 불화가 아닌,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도 이에 맞서 군사력 증강 및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져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나토의 군사적 움직임은 향후 미·러 관계뿐 아니라 유럽과 세계 평화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와 국제 안보에 막대한 파장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보따리로 세계를 감쌌다” 김수자, 프랑스 최고 예술훈장 또 받아

서 열린 수훈식에서 김 작가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으며 예술적 성취와 문화적 기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훈장은 프랑스 문화부가 1957년 제정한 것으로,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거나 큰 영향을 미친 인물에게 수여된다. 등급은 슈발리에(Chevalier), 오피시에(Officier), 코망되르(Commandeur) 순으로 나뉘며, 이번 오피시에 훈장은 김 작가가 2017년 받은 슈발리에에 이은 두 번째 수훈이다.수훈식에서 필립 드 페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는 김수자 작가에 대해 “사진, 비디오, 천과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작업을 해 온 세계적인 작가”라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김 작가의 대표작인 ‘바느질’ 연작과 이를 발전시킨 ‘보따리’ 작업에 대해 “한국 문화의 상징성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라며 “그의 작업은 단순한 미술을 넘어 한국과 프랑스 양국 문화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김수자는 1957년 대구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초기에는 회화 작업을 하다 1990년대 초부터 거리에서 수집한 헌 옷, 보자기, 이불보 등을 활용한 설치미술로 전환했다. 그녀의 예술 세계는 ‘바느질’과 ‘천’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중심으로 정체성과 이동, 여성성과 고통이라는 복합적 서사를 담아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베니스 비엔날레(1993), 뉴욕 현대미술관(MoMA), 독일 카셀 도큐멘타, 리옹 비엔날레, 구겐하임 미술관 등 국제 유수 기관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특히 프랑스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 198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에콜 드 보자르(국립예술학교)에서 석판화를 공부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프랑스 공공 및 사립 미술기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퐁피두 메츠 미술관의 개인전, 메츠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영구 설치 작업, 프와티에 도시 프로젝트 등이 있다.최근에는 2024년 3월부터 9월까지 파리의 피노컬렉션 미술관(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카르트 블랑쉬’(Carte blanche) 형식의 전시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카르트 블랑쉬’는 미술관 측이 작가에게 전시 기획과 설치 전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매우 제한된 작가에게만 부여되는 명예로운 기회다. 이 전시에서 김 작가는 미술관의 상징적 공간인 로툰다 바닥에 418개의 거울을 설치한 ‘호흡’을 비롯해 지하층에는 ‘바늘 여인’, ‘실의 궤적’ 등의 대표작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수훈 소감에서 김수자는 “프랑스는 제게 예술가로서의 시야를 넓히고 실험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특별한 나라”라며 “프랑스 정부와 문화기관의 지속적인 후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이 훈장은 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많은 분들의 몫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김수자의 이번 훈장 수훈은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예술계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동시에 '보따리'라는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을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하며 국경을 넘어선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온 그의 궤적은 앞으로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