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트럼프 관세 폭탄에 오히려 땡큐
2025-07-11 11:13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와 함께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문제를 들며, 이는 명백한 내정 간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상황을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하며, 보우소나루에 대한 재판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브라질 대법원이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에 ‘불법적인 검열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브라질 주권과 사법 체계에 직접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 국제 사회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이유를 들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경제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은 지난 15년간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4,100억 달러(약 563조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왔으며, 현재도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즉, 경제적으로 브라질에 불리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주권 국가인 브라질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자 내정 간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 내에서는 최근 식품 물가 상승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관세 위협과 정치적 압박은 룰라 대통령에게 뜻밖의 정치적 선물로 작용하고 있다. 룰라 정부는 미국과의 대립 구도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에 맞서 자국 주권을 수호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모멘텀을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 룰라는 공식 연설에서 “브라질은 그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는 주권 국가”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시 브라질 의회를 통과한 ‘상호주의법’에 따라 미국산 수입품에 동등한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했다.
브라질 외무부 역시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모욕적’이라는 표현과 함께 반송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와 함께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룰라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가 미국 내에서 브라질 국익에 반하는 로비를 벌였다는 비판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이번 관세 위협을 ‘보우소나루 세금’이라고 명명하며, 국민들에게 ‘트럼프 편에 설 것인가, 브라질 편에 설 것인가’라는 선택을 강요하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만들어 보수 야권을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 보수 야권은 내분과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2026년 대선 구도가 룰라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치 분석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FT 인터뷰에서 “룰라가 정치적으로 다시 게임에 복귀했다”며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야권이 우세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만약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면 룰라가 승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위협과 내정 간섭은 브라질 내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룰라 정부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 브라질 국민들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주권 수호를 외치며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향후 브라질의 국내 정치 구도뿐 아니라 미·브라질 양국 간 경제·외교 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질이 정치적 이유로 고율 관세를 부과받는 사례가 향후 국제 무역질서에 미칠 파장 역시 주목받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브라질산 고율 관세 부과 위협은 브라질 내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계기가 되었으며, 브라질의 주권과 자주성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2026년 브라질 대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의 강경 행보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서 열린 수훈식에서 김 작가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으며 예술적 성취와 문화적 기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훈장은 프랑스 문화부가 1957년 제정한 것으로,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거나 큰 영향을 미친 인물에게 수여된다. 등급은 슈발리에(Chevalier), 오피시에(Officier), 코망되르(Commandeur) 순으로 나뉘며, 이번 오피시에 훈장은 김 작가가 2017년 받은 슈발리에에 이은 두 번째 수훈이다.수훈식에서 필립 드 페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는 김수자 작가에 대해 “사진, 비디오, 천과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작업을 해 온 세계적인 작가”라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김 작가의 대표작인 ‘바느질’ 연작과 이를 발전시킨 ‘보따리’ 작업에 대해 “한국 문화의 상징성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라며 “그의 작업은 단순한 미술을 넘어 한국과 프랑스 양국 문화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김수자는 1957년 대구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초기에는 회화 작업을 하다 1990년대 초부터 거리에서 수집한 헌 옷, 보자기, 이불보 등을 활용한 설치미술로 전환했다. 그녀의 예술 세계는 ‘바느질’과 ‘천’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중심으로 정체성과 이동, 여성성과 고통이라는 복합적 서사를 담아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베니스 비엔날레(1993), 뉴욕 현대미술관(MoMA), 독일 카셀 도큐멘타, 리옹 비엔날레, 구겐하임 미술관 등 국제 유수 기관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특히 프랑스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 198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에콜 드 보자르(국립예술학교)에서 석판화를 공부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프랑스 공공 및 사립 미술기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퐁피두 메츠 미술관의 개인전, 메츠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영구 설치 작업, 프와티에 도시 프로젝트 등이 있다.최근에는 2024년 3월부터 9월까지 파리의 피노컬렉션 미술관(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카르트 블랑쉬’(Carte blanche) 형식의 전시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카르트 블랑쉬’는 미술관 측이 작가에게 전시 기획과 설치 전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매우 제한된 작가에게만 부여되는 명예로운 기회다. 이 전시에서 김 작가는 미술관의 상징적 공간인 로툰다 바닥에 418개의 거울을 설치한 ‘호흡’을 비롯해 지하층에는 ‘바늘 여인’, ‘실의 궤적’ 등의 대표작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수훈 소감에서 김수자는 “프랑스는 제게 예술가로서의 시야를 넓히고 실험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특별한 나라”라며 “프랑스 정부와 문화기관의 지속적인 후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이 훈장은 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많은 분들의 몫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김수자의 이번 훈장 수훈은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예술계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동시에 '보따리'라는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을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하며 국경을 넘어선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온 그의 궤적은 앞으로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