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명 전공의, 복귀 결심 뒤흔든 초강수 조건
2025-07-16 14:05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교육과 수련을 총괄하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전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간담회에서 전공의 복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전문의 자격 시험을 기존 2월뿐 아니라 8월에도 추가로 시행하고, 복귀 전공의에 한해 수련이 끝날 때까지 병역 의무를 연기해주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해 달라는 내용이다.
수련병원협의회 측은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의협이 법정단체로서 정부와의 협상 창구가 되어줄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달 말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사직했던 전공의들 사이에서 9월 복귀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전문의 시험 응시 기회를 늘리고, 수련 기간 동안 입영을 유예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수련 연속성 보장을 비롯해 전공의 복귀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공의 수련의 연속성과 직결된 핵심 사안은 병역 문제다. 사직한 전공의는 병역법 시행령상 의무사관후보생으로 관리되며, 복귀하더라도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전공의 측은 복귀 시 수련이 끝날 때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약 2400명의 전공의가 입영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의 단체 입영 연기 결정이 필요하지만, 이는 군 의료 인력 체계에 공백을 초래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의협과 수련병원협의회는 대전협 비대위와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논의 자리를 빠른 시일 내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오는 19일 열리는 대전협 비대위의 임시 대의원 총회는 전공의 복귀 여부를 좌우할 중대 고비로 평가된다. 이 자리에서 대정부 요구안을 최종 확정하고, '선 복귀 후 협상'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정부 요구안에는 필수의료 정책과 관련한 개혁 재검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따른 소송 부담 완화, 병역 문제 해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 과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선 복귀 후 협상' 방안이 실제로 인준된다면, 1년 반 가까이 이어져 온 전공의 사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체 전공의 중 다수가 복귀를 원하고 있다”며 “강경하게 반대하는 소수에 가려졌을 뿐, 대전협이 공식 입장으로 복귀를 결정하면 9월 대규모 복귀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공의 복귀 선언에도 절차적 정당성이 요구된다. 의대생들이 전면 복귀를 발표하기 전, 각 대학 대표들과 충분한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친 것처럼, 전공의 비대위 역시 각 수련병원의 대표들의 의견을 모아야 공식 입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협 비대위의 의결권은 전국 수련병원에 속한 전공의 대표들에게 있으며, 이들이 임총에서 안건에 대해 투표하고 결정을 내린다.
한 전 대전협 집행부 관계자는 “19일 임총에서 '선 복귀 후 협상' 안건이 상정돼 인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이 결정은 향후 의료계 전체의 흐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복귀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유연성과 의료계 내부 합의가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복귀가 현실화될 경우, 의료 인력 부족 문제와 필수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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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된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 차량정비고(진주창창) 두 곳에서 동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2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통해 한국 채색화의 전통부터 현대까지의 흐름을 시대별로 조명한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기획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로,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이원복과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정준모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 전시의 깊이와 방향성을 견고히 했다.이성자미술관에서는 전통 채색화의 뿌리와 발전을 보여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시가 진행된다. 1부는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채색화를 다루며, 고대 벽화, 고려 불화, 조선 궁중화와 민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조선 후기의 김홍도, 신윤복, 강세황 등 대표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자 미상의 작품까지 약 13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영모도(새와 짐승을 그린 그림)의 계보를 포함해 한국 채색화의 뿌리를 다각도로 조망하며 전통 회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다.2부는 대한제국기부터 해방 후 근대기까지 채색화의 변화와 발전을 집중 조명한다. 김은호, 이상범, 박생광, 김기창 등 한국 근대 채색화의 대표 작가 18인의 작품을 통해 전통 채색화와 서양화 기법이 융합되면서 탄생한 다양한 표현 실험들을 선보인다. 이 시기 채색화가 단순한 전통 계승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모색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천경자의 ‘아열대 II’(1978), 이숙자의 ‘푸른 보리밭-황소’(2010) 등이 전시되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채색화의 미학을 보여준다.한편, 복합문화공간 차량정비고에서는 ‘오늘의 채색화’를 주제로 현대 채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1970년대 이후 전통 채색화가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확장되어 온 흐름을 반영하여 김병종, 황창배, 이왈종, 김선두, 정종미 등 현역 작가 17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통 문양과 색채, 매체 기법을 해체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채색화의 물성, 상징성, 회화적 표현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황창배의 ‘무제’(1992) 등은 한지에 아크릴릭을 사용해 전통적인 소재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예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관람객의 참여와 학습을 도모하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시민미술학교’는 7월 29일과 8월 12일 두 차례 진주시청에서 열리며, 채색화 전문가 4인의 강연을 통해 채색화의 이해를 돕는다.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시민도슨트 해설 프로그램’은 관람객에게 작품의 배경과 미술사적 가치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또한 7월 26일부터 8월 23일까지 매주 실시되는 ‘한국 채색화 그리기’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채색화 기법을 체험하며 전통 기법의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다.이처럼 ‘한국 채색화의 흐름’ 시리즈는 지역 미술의 저변 확대와 대중적 관심을 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2년 첫 번째 전시 ‘참眞 색과 참 빛이 흐르는 고을晉州’에는 약 7만 명이 방문했으며, 2023년 ‘꽃과 새, 곁에 두고 즐기다, 낙이망우 꽃향기, 새소리’ 역시 8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기록해 지역 문화 예술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공동 예술감독 정준모는 “이번 전시는 한국 채색화의 시간적·공간적 층위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해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예술성을 아우르는 전시로 기획되었다”며 “진주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전통 채색화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며, 진주를 한국 문화 예술의 발신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색화의 아름다움과 변천사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채색화의 예술적 흐름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경남 진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규모 전시는 한국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조화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 예술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