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장사 끝났다!..이재명, 금융권에 ‘100조 투자’ 압박
2025-07-28 14:39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주요 업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생산적 금융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금융기관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리지 말고 투자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 발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앞서 취임 직후 열린 첫 비상경제 TF 회의에서도 예대금리차 확대 문제를 지적한 바 있으며, 기자회견에서도 시중 자금의 생산적 전환을 약속하는 등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그간 금융권이 부동산 중심 대출과 담보 중심 영업에 치중하며 국민 비판을 받아왔다”며, “금융이 미래 산업, 벤처, 지방 중소기업 등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 흐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역시 금융회사의 생산적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법·제도·규제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위험가중치 등 건전성 규제를 포함해 업권별 규제 개선도 추진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전통적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는 모험자본 중심의 자본시장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 부위원장은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업권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위험가중치 조정 등 세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권은 정부 기조에 공감하며, 민관합동으로 조성될 100조 원 규모의 첨단·벤처기업 투자펀드에 적극 협력하고, 자본시장 육성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소상공인을 위한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예대마진과 부동산 편중 구조에 대한 비판을 인지하고, 생산적 자금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금융투자업계는 우량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기업금융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보험업계도 장기 국내 투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다만, 금융권은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실현하려면 규제 완화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같은 대출금액이라도 자본금 부담이 더 커진다. 이는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려 주주환원 정책에도 제약을 줄 수 있다. 기업대출 확대가 곧 금융사의 수익성과 주주가치에 부담이 된다는 구조적인 문제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부실 리스크도 금융권의 우려 요소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년 동월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으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5%로 대기업 대출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소법인 연체율(1.03%)은 개인사업자 연체율(0.82%)보다 더 높다. 이 같은 상황은 금융사가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데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위험가중자산 산정 방식을 조정해, 생산적 금융에는 가중치를 낮추고, 비생산적 영역인 주담대에는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개편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는 생산적 투자 유인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건전성 부담을 줄이는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금융회사, 시장 참여자 및 전문가들과 함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TF를 본격 가동하고, 관련 제도 개선과 금융혁신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정책 소통을 통해 단기간 내 구체적인 성과 사례를 도출하겠다”며, 금융의 본연 역할 회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데헌)'의 인기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박물관만의 독특한 전시물과 굿즈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에서 대구로 휴가를 온 서민(11) 양은 복식문화실에 전시된 전통 모자인 ‘갓’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께 온 어머니 박수연(43) 씨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가 많다고 들어 대구에도 들러봤는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복식문화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의복뿐만 아니라 갓, 자수, 장신구 등 다채로운 복식 전시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새롭게 리뉴얼된 복식문화실은 '케데헌'의 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갓이 전시돼 있어, 이를 실제로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 속 갓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전통 쓰개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지영(44) 씨는 “모자부터 예복, 장신구까지 다양한 복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 정말 신선했다”며 “아이들이 전통 의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구를 방문한 엘리사 베트로네(18) 씨는 “케데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극 ‘연모’에서 갓을 본 적 있다”며 “이곳에 오니 옛 문화와 세련된 K-콘텐츠가 결합된 느낌을 받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박물관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관련 굿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은 박물관 상품관으로, 이곳에서는 ‘흑립 갓끈 볼펜’, ‘갓 키링’, ‘전통 복식 자석 세트’ 등 복식 관련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중에서도 흑립 갓끈 볼펜은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품절 상태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해당 상품은 ‘일시 품절’로 표시돼 있으며, 상품관 측은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갑자기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굿즈 수요도 급증했다”며 “복식문화실과 연계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박물관은 자체적인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복식문화실 내 갓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갓 키링이나 갓 펜 등 전통 굿즈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이번 여름, 국립대구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의 공간을 넘어, 케이팝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현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전통 의복과 쓰개류, 특히 갓이라는 전통 소재가 대중문화와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그저 무거운 전시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많아 뜻밖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국립대구박물관의 사례는 지역박물관이 가진 정체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중문화와 접목시켜 관람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복식문화실의 갓 전시와 연계 굿즈, 그리고 SNS 이벤트는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