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은 쇼!..트럼프 경고 무시하고 총격전 나흘째

2025-07-28 15:12

 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나흘간 국경 지역에서 이어진 군사 충돌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양국 간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가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의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과 통화한 결과 태국도 공격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훈 총리는 이번 휴전 합의가 양국 군인과 국민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태국 외교부 역시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품탐 총리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양자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렸다. 다만 태국은 휴전 실행 여부와 관련해 캄보디아의 진지한 자세를 확인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애초 태국은 캄보디아가 먼저 적대 행위를 멈춰야 휴전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압박에 직면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중재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교전은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 오전 캄보디아 북부와 태국 북동부 국경에 위치한 두 고대 사원 주변에서 다시 교전이 발생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4시 50분부터 태국군이 사원 주변 지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태국 육군은 캄보디아군이 오전 4시경 먼저 포격을 시작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공격을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한 군사 충돌 지역은 초기 충돌지인 태국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약 100km 떨어진 남동부 해안 지역인 뜨랏주(태국)와 푸티사트주(캄보디아)까지 확대됐다. 이는 국경 분쟁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국경 충돌로 인해 사망자는 전날까지 캄보디아 군인 및 민간인 13명, 태국 측 20명 등 총 33명에 달하며, 부상자도 13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투가 격화되면서 양국 국경 인근 지역에 거주하던 16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피난민 신세가 되었으며, 태국 정부는 찬타부리주와 트랏주 등 2개 주 8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이어 미국 정부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이 단기간에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5일 태국 국방부가 캄보디아에 대한 집속탄 사용을 공식 인정하자 캄보디아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집속탄 사용 문제는 국제 사회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안으로, 두 나라 간 긴장 고조에 일조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약 817km에 달하는 국경선과 고대 사원인 쁘레아비히어르 사원 소유권 문제로 수십 년간 갈등을 이어왔다. 이번 충돌 전에도 지난 5월 28일 태국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소규모 총격전이 벌어져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하는 등 긴장이 지속돼 왔다. 지난 두 달 동안 두 나라 군대는 국경 지역에서 대치했고, 지난 24일 전투기와 중화기를 동원한 대규모 무력 충돌로 사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휴전 합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중재 압력과 지속되는 인명 피해, 피난민 발생 등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이 서로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휴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국경 문제와 역사적·문화적 갈등이 얽힌 상황에서 완전한 평화 정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양국 정부는 향후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식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다만, 교전이 재발하는 상황과 양측 군부의 긴장 완화 여부가 평화 실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동남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미묘한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굿즈 줄만 100m..K-팬심 폭발한 국립대구박물관

데헌)'의 인기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박물관만의 독특한 전시물과 굿즈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에서 대구로 휴가를 온 서민(11) 양은 복식문화실에 전시된 전통 모자인 ‘갓’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께 온 어머니 박수연(43) 씨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가 많다고 들어 대구에도 들러봤는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복식문화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의복뿐만 아니라 갓, 자수, 장신구 등 다채로운 복식 전시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새롭게 리뉴얼된 복식문화실은 '케데헌'의 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갓이 전시돼 있어, 이를 실제로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 속 갓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전통 쓰개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지영(44) 씨는 “모자부터 예복, 장신구까지 다양한 복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 정말 신선했다”며 “아이들이 전통 의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구를 방문한 엘리사 베트로네(18) 씨는 “케데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극 ‘연모’에서 갓을 본 적 있다”며 “이곳에 오니 옛 문화와 세련된 K-콘텐츠가 결합된 느낌을 받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박물관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관련 굿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은 박물관 상품관으로, 이곳에서는 ‘흑립 갓끈 볼펜’, ‘갓 키링’, ‘전통 복식 자석 세트’ 등 복식 관련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중에서도 흑립 갓끈 볼펜은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품절 상태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해당 상품은 ‘일시 품절’로 표시돼 있으며, 상품관 측은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갑자기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굿즈 수요도 급증했다”며 “복식문화실과 연계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박물관은 자체적인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복식문화실 내 갓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갓 키링이나 갓 펜 등 전통 굿즈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이번 여름, 국립대구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의 공간을 넘어, 케이팝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현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전통 의복과 쓰개류, 특히 갓이라는 전통 소재가 대중문화와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그저 무거운 전시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많아 뜻밖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국립대구박물관의 사례는 지역박물관이 가진 정체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중문화와 접목시켜 관람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복식문화실의 갓 전시와 연계 굿즈, 그리고 SNS 이벤트는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