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최대 변수, 미·중 '숨 막히는' 관세 전쟁
2025-07-29 13:33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선 경제 분야 핵심 인사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회담에 참석해 약 5시간 동안 첫날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29일 오전 협상 재개를 알리며 이번 회담이 2일간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두 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에 이은 지속적인 대화의 연장선상이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내달 11일 종료 예정인 ‘관세 휴전’의 연장 문제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추가 3개월 연장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 경우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1차 제네바 협상에서는 90일간의 관세 휴전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0%를 넘는 고율 관세(미국의 중국산 145%, 중국의 미국산 125%)를 약 115%포인트씩 낮추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어진 2차 런던 회담에서는 무역 전반의 큰 틀 합의와 함께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상호 양보 사항도 포함됐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제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의 밀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펜타닐 관세’ 문제도 다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또한, 양국은 농산물 수입 문제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무역회담과 관련해 “중국은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항상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양국 정상이 통화로 합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평등과 존중, 상호 호혜의 기초 위에서 협상을 지속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리어 USTR 대표는 회담 전 인터뷰에서 당장 대규모 돌파구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까지의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면 ‘관세 전쟁의 중대 이정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양국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관세 휴전을 연장하는 데 합의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 개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중국 방문 또는 별도 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는 ‘대러시아 2차 관세’ 문제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정 기간 내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2차 관세를 조기에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차 관세는 러시아와 대규모 교역을 하는 중국과 인도 등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100%에 가까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은 협상에서 러시아와의 교역 중단을 중국에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SCMP는 미국 재계 대표단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중국 무역전국위원회(USCBC)가 조직했으며, 페덱스 CEO 라지 수브라마니암이 대표단을 이끈다. 이번 방문은 올해 4월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미 재계 사절단 중 최고위급으로 평가된다.
이번 스톡홀름 회담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중 무역 분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다. 양국은 관세 휴전 연장과 함께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무역 협상 재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러시아 제재 문제와 각종 무역 현안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번 협상은 쉽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무역회담의 결과와 후속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데헌)'의 인기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박물관만의 독특한 전시물과 굿즈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에서 대구로 휴가를 온 서민(11) 양은 복식문화실에 전시된 전통 모자인 ‘갓’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께 온 어머니 박수연(43) 씨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가 많다고 들어 대구에도 들러봤는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복식문화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의복뿐만 아니라 갓, 자수, 장신구 등 다채로운 복식 전시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새롭게 리뉴얼된 복식문화실은 '케데헌'의 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갓이 전시돼 있어, 이를 실제로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 속 갓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전통 쓰개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지영(44) 씨는 “모자부터 예복, 장신구까지 다양한 복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 정말 신선했다”며 “아이들이 전통 의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구를 방문한 엘리사 베트로네(18) 씨는 “케데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극 ‘연모’에서 갓을 본 적 있다”며 “이곳에 오니 옛 문화와 세련된 K-콘텐츠가 결합된 느낌을 받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박물관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관련 굿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은 박물관 상품관으로, 이곳에서는 ‘흑립 갓끈 볼펜’, ‘갓 키링’, ‘전통 복식 자석 세트’ 등 복식 관련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중에서도 흑립 갓끈 볼펜은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품절 상태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해당 상품은 ‘일시 품절’로 표시돼 있으며, 상품관 측은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갑자기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굿즈 수요도 급증했다”며 “복식문화실과 연계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박물관은 자체적인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복식문화실 내 갓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갓 키링이나 갓 펜 등 전통 굿즈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이번 여름, 국립대구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의 공간을 넘어, 케이팝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현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전통 의복과 쓰개류, 특히 갓이라는 전통 소재가 대중문화와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그저 무거운 전시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많아 뜻밖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국립대구박물관의 사례는 지역박물관이 가진 정체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중문화와 접목시켜 관람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복식문화실의 갓 전시와 연계 굿즈, 그리고 SNS 이벤트는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