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주요국은 성장↑’ 한국만 ‘성장률↓..한국만 냉혹하게 찍어눌러
2025-07-30 14:55
이번 발표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됐으며, IMF는 매년 네 차례 세계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이 중 1월과 7월은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하며, 한국도 포함돼 있다.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1.8%로, 지난 4월보다 0.4%포인트 상향됐다. 그러나 이 수치조차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인상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상황에 따라 실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이번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OECD(1.5%)와 ADB(1.5%)보다는 낮지만,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기존 전망과는 일치하는 수준이다. IMF 한국 미션단장 라훌 아난드는 한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 “국내 정치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시작돼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완화적 정책 기조,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소비와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인 경기 흐름을 살펴보면,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이며, 내년 성장률 역시 0.1%포인트 올라 3.1%로 예측됐다. 역시나 이 전망도 미국의 관세 조치가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도출된 것이다. IMF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 하락, 조기 선적 증가, 달러 약세 등 금융 여건의 완화와 주요국들의 재정 확대가 성장률 상향 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선진국 그룹 전체의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5%, 1.6%로, 4월보다 0.1%포인트씩 상향됐다. 미국은 대규모 감세 및 정부 지출 감축 법안(OBBBA)의 효과, 금융 여건 완화, 관세 인하 등을 반영해 올해 1.9%, 내년 2.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존은 아일랜드의 의약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는 1.0%로 상향됐지만, 내년은 조기선적 효과 소멸 등을 고려해 1.2%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반면 유럽과 주요 7개국(G7)을 제외한 기타 선진국은 통화 강세와 철강·자동차 관세 인상 등의 여파로 올해 성장률은 하향 조정됐고, 내년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개도국의 성장률은 올해 4.1%, 내년 4.0%로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상향됐다. 특히 중국은 상반기 예상보다 견고한 실적과 미중 관세 인하를 반영해 올해 4.8%, 내년 4.2%로 상향 조정됐다.
물가 상승률 측면에서는 선진국은 올해 2.5%로 4월 전망과 동일하지만, 신흥국은 5.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국은 관세 전가로 인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고, 유럽은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IMF는 세계경제가 여전히 하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실효 관세율 인상, 관세 협상 결렬 등의 정책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 및 무역 활동을 위축시키고, 글로벌 성장세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정학적 긴장은 공급망 불안과 물가 상승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의 높은 재정적자와 부채는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켜 장기금리 상승 등 금융 여건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IMF는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 조성과 함께,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산업 정책 설계와 지역·다자간 무역 협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방 등 필수 지출을 유지하되,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통해 중기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끝으로 IMF는 각국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데헌)'의 인기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박물관만의 독특한 전시물과 굿즈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에서 대구로 휴가를 온 서민(11) 양은 복식문화실에 전시된 전통 모자인 ‘갓’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께 온 어머니 박수연(43) 씨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가 많다고 들어 대구에도 들러봤는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복식문화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의복뿐만 아니라 갓, 자수, 장신구 등 다채로운 복식 전시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새롭게 리뉴얼된 복식문화실은 '케데헌'의 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갓이 전시돼 있어, 이를 실제로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 속 갓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전통 쓰개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지영(44) 씨는 “모자부터 예복, 장신구까지 다양한 복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 정말 신선했다”며 “아이들이 전통 의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구를 방문한 엘리사 베트로네(18) 씨는 “케데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극 ‘연모’에서 갓을 본 적 있다”며 “이곳에 오니 옛 문화와 세련된 K-콘텐츠가 결합된 느낌을 받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박물관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관련 굿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은 박물관 상품관으로, 이곳에서는 ‘흑립 갓끈 볼펜’, ‘갓 키링’, ‘전통 복식 자석 세트’ 등 복식 관련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중에서도 흑립 갓끈 볼펜은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품절 상태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해당 상품은 ‘일시 품절’로 표시돼 있으며, 상품관 측은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갑자기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굿즈 수요도 급증했다”며 “복식문화실과 연계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박물관은 자체적인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복식문화실 내 갓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갓 키링이나 갓 펜 등 전통 굿즈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이번 여름, 국립대구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의 공간을 넘어, 케이팝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현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전통 의복과 쓰개류, 특히 갓이라는 전통 소재가 대중문화와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그저 무거운 전시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많아 뜻밖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국립대구박물관의 사례는 지역박물관이 가진 정체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중문화와 접목시켜 관람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복식문화실의 갓 전시와 연계 굿즈, 그리고 SNS 이벤트는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