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8.7 초강진, 태평양 전역을 덮친 쓰나미 공포

2025-07-30 15:16

 러시아 캄차카반도 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8.7의 초강력 지진으로 인해 태평양 인근 국가들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30일 오전 11시 24분(현지시간) 발생한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 19km로, 처음 발표된 8.0 규모에서 8.7로 상향 조정되며 현지와 주변 국가들에 큰 충격을 줬다. 일본 기상청은 즉시 홋카이도부터 규슈까지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특히 쓰나미는 최대 3m 높이까지 예상돼 피해 우려가 컸다.

 

일본 정부는 쓰나미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동부는 오전 10시, 후쿠시마현은 오전 11시, 미야자키현은 낮 12시 30분경이다. 실제로 홋카이도 네무로시 하나사키에서는 오전 10시 30분경 30c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전역의 태평양 연안에서는 경보와 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으며, 센다이 공항이 폐쇄되고 고속도로 일부 구간과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후쿠시마 원전 근무자들도 전원 철수하는 비상 조치가 취해졌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주민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높은 곳이나 피난 빌딩으로 대피할 것을 당부하며, 쓰나미의 제2·3 파동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 해상 피해 및 원자력 시설 이상 징후는 없다고 밝혔으나, 경찰·자위대 등 관계 기관이 헬기를 동원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점검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쿠릴 열도와 사할린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며, 정전과 무선통신 장애가 보고되고 있다. 거리의 차량들이 흔들리고 아파트 내 가구가 넘어지는 등 진동 피해도 나타났다.

 

 

 

미국 태평양연안 역시 이번 지진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하와이, 알래스카,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서부 해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고, 괌과 하와이에서는 1~3m 높이의 쓰나미가 예보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하와이에 쓰나미가 도달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긴급 대응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SNS를 통해 주민들에게 정부의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안전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울릉도 인근에서 0.3m 이하의 미미한 해일 가능성만 예보되었으며, 대규모 피해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진 발생 후에도 여진이 잇따르고 있다. 첫 지진 발생 약 40분 뒤인 오전 9시 9분에는 규모 6.9, 7분 뒤에는 규모 6.3의 지진이 같은 해역에서 발생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 여진들은 모두 진원 깊이가 10km로 얕아 지진 피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번 초강력 지진과 쓰나미 경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게 다시 한 번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국 정부는 재난 대비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민들 역시 신속한 대피와 안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의 추가 피해 여부는 앞으로 발표될 공식 조사 결과와 현장 대응 상황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굿즈 줄만 100m..K-팬심 폭발한 국립대구박물관

데헌)'의 인기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박물관만의 독특한 전시물과 굿즈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에서 대구로 휴가를 온 서민(11) 양은 복식문화실에 전시된 전통 모자인 ‘갓’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께 온 어머니 박수연(43) 씨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가 많다고 들어 대구에도 들러봤는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복식문화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의복뿐만 아니라 갓, 자수, 장신구 등 다채로운 복식 전시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새롭게 리뉴얼된 복식문화실은 '케데헌'의 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갓이 전시돼 있어, 이를 실제로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 속 갓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전통 쓰개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지영(44) 씨는 “모자부터 예복, 장신구까지 다양한 복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 정말 신선했다”며 “아이들이 전통 의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구를 방문한 엘리사 베트로네(18) 씨는 “케데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극 ‘연모’에서 갓을 본 적 있다”며 “이곳에 오니 옛 문화와 세련된 K-콘텐츠가 결합된 느낌을 받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박물관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관련 굿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은 박물관 상품관으로, 이곳에서는 ‘흑립 갓끈 볼펜’, ‘갓 키링’, ‘전통 복식 자석 세트’ 등 복식 관련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중에서도 흑립 갓끈 볼펜은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품절 상태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해당 상품은 ‘일시 품절’로 표시돼 있으며, 상품관 측은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 갑자기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굿즈 수요도 급증했다”며 “복식문화실과 연계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박물관은 자체적인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복식문화실 내 갓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갓 키링이나 갓 펜 등 전통 굿즈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이번 여름, 국립대구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의 공간을 넘어, 케이팝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현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전통 의복과 쓰개류, 특히 갓이라는 전통 소재가 대중문화와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박물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그저 무거운 전시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많아 뜻밖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국립대구박물관의 사례는 지역박물관이 가진 정체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중문화와 접목시켜 관람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복식문화실의 갓 전시와 연계 굿즈, 그리고 SNS 이벤트는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