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억' 소리 나는 연봉으로 인재 쟁탈전

2025-09-05 09:11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치솟는 인건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재 확보 전쟁'에 나섰다. 특히 평균 연봉 1억 원을 웃도는 업계의 높은 처우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게임업계의 인건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10곳의 합산 인건비는 2019년 대비 78.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5%에서 29.9%로 커졌다. 인건비가 가장 큰 고정비용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채용 확대는 단순히 몸집 불리기가 아닌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부 개발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만, 게임 기획이나 콘텐츠 개발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이를 구현할 젊은 개발자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입 공채를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수혈'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은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을 진행한다. 오는 15일까지 2025년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 '넥토리얼' 지원자를 모집하며, 넥슨코리아, 넥슨게임즈, 넥슨유니버스 3개 법인이 게임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등 9개 부문에서 인턴을 선발한다. 특히 능력 검증 시 정규직 전환에 인원 제한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주요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카카오그룹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오는 8일부터 지원서 접수가 시작되며, 세 자릿수 신입사원 채용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슈퍼센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군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7일까지 AI, 게임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등 게임 개발 전 영역과 모바일 게임사업, 마케팅 등 50개 직군에서 경력·신입·인턴을 가리지 않고 세 자릿수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다.

 

NHN은 지난달 하반기 공개채용 접수를 마감하고 전형을 진행 중이며, 넷마블은 대학생 서포터즈 '마블챌린저'를 통해 미래 게임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마블챌린저 수료생 중 약 60%가 게임업계에 진출하는 등 실질적인 커리어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인재 확보 경쟁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다가온다. 지난해 넥슨코리아는 평균 연봉 1억 2,2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시프트업(1억 3,000만 원), 크래프톤(1억 900만 원), 엔씨소프트(1억 800만 원) 등 주요 게임사들이 억대 연봉을 자랑한다. 카카오게임즈(8,800만 원), 넷마블(7,700만 원) 등도 높은 연봉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넷플릭스에 다 뺏길 판…'티빙·웨이브' 합병 발목 잡는 '내부의 적'은 누구?

했다. 공개 한 달여 만에 누적 시청 수 2억 6600만 회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통합 1위에 올랐고, OST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3주 연속 정상을 지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종속, 불공정한 수익 분배, 취약한 제작 환경이라는 K-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 한예종 이동연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은 '케데헌'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K-콘텐츠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강윤성 감독은 "글로벌 플랫폼이 없었다면 흥행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로 수익 독점 구조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즉, 한국의 뛰어난 제작 역량이 만들어낸 과실을 글로벌 OTT가 독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제작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국내 플랫폼과 제작사를 함께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은 바로 'IP(지식재산권) 저작권'의 불균형이다. 이동연 교수는 "콘텐츠 제작 시 IP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가 핵심 과제"라며, "설령 자본을 투입해 한국형 OTT를 만들어도, 창작자들이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넷플릭스 대신 선택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자본의 문제를 넘어,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시급함을 시사한다.이러한 위기 속에서 토종 OTT의 경쟁력 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막강한 자본과 배급망을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대 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를 활용하면서도 우리만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중소 제작사와 인재 육성에 집중해 봉준호, BTS와 같은 성공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는 저변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양사의 역량이 결집되면 막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합병 후 지분율 문제 등으로 실질적인 진척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기업 간의 문제를 넘어, K-콘텐츠 산업 전체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조영신 미디어 평론가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한국 미디어 산업의 돌파구이자, 글로벌 플랫폼에 대항해 '콘텐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신속한 추진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케데헌'의 성공에 마냥 취해있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