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K-콘텐츠'에 열광하는데…정작 韓 미디어는 왜 '위기'인가?
2025-09-09 17:07
지난 4일,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김기주 한국리서치 기획사업본부장은 한국 미디어 산업이 마주한 위기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와의 전쟁이 격화되는 지금, 더 이상 대한민국만을 시장으로 보는 시대는 끝났다. 시청자(오디언스)를 중심에 놓고 수익 모델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K-콘텐츠의 위상은 이미 세계적이다. 넷플릭스 내 한국어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은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폭증했고(2020년 2% → 2022년 6.8%), 시청 시간 기준으로는 무려 13%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영국에 이어 전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이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이는 세종학당과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 사무소 확대로 이어지며 '한류'라는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가졌음에도, 국내 미디어 기업들의 수익 구조는 여전히 광고주에게 목을 매는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 미디어는 광고 공간을 비워놓고 임대하는 구조"라고 꼬집으며, 이제는 미디어 기업이 직접 '광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변화는 플랫폼 활용 방식에서도 시급하다. Z세대의 43%가 유튜브 '쇼츠'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에, 여전히 유튜브 채널조차 없거나 심지어 자체 앱도 갖추지 못한 언론사가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라고 김 본부장은 지적했다. 이는 급변하는 미디어 소비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자인하는 셈이다.
결국 K-콘텐츠의 미래는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를 넘어, '그 콘텐츠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달려있다. 광고주가 아닌 시청자의 지갑을 열게 할 매력적인 상품을 기획하고, 쇼츠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유통할 준비가 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미디어는 K-콘텐츠의 화려한 성공을 구경만 하다가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바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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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