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갈 바엔 사표 쓴다"…금감원 뒤흔드는 '지방 이전설'에 변호사 벌써 사직서

2025-09-10 16:57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 발표 이후, 금융감독원과 여기서 분리 신설될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이 모두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지방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지방 이전설'이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선거 공약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금감원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핵심 인력의 대규모 이탈과 업무 효율성 저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8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긴급 설명회를 열어 진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지방 이전 가능성과 그로 인한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의 이탈 우려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수석부원장은 "국정기획위원회 초기 논의 단계에서 지방 이전 의견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는 금감원과 금소원 모두의 지방 이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술렁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직원들 사이에서는 세종시나 부산시 등 구체적인 이전 지역까지 거론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신설되는 금소원의 경우, 현행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신규 인가 공공기관의 수도권 외 입지를 우선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방 이전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엑소더스'다. 이미 금융당국의 조직개편 발표 직후 한 변호사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내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금융감독 업무의 특성상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력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들이 지방 이전을 이유로 조직을 떠날 경우, 금융감독 및 검사 기능의 심각한 저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내부 구성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금감원 직원들의 현실적인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지방으로 이전하면 금융사 검사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다녀야 해 출장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이는 결국 금융사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때마다 금융사 임직원들이 지방까지 내려와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라며 업무 공백과 사회적 비용 증가를 우려했다.

 

금감원에서 금소원을 분리하는 과정 자체도 험로가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 내에서 민원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는 약 500명 규모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운 '험지'로 인식되어 기피 부서로 꼽혀왔다. 금감원은 순환근무를 통해 불만을 완화해왔지만, 조직이 완전히 분리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금소원으로 이동하게 될지를 두고 "현 부서 그대로 이동한다", "소비자학 전공 입사자가 우선 대상이다" 등 각종 시나리오만 무성한 상황. 한 금감원 관계자는 "순환근무 원칙에 따라 잠시 금소처에 와서 고생했는데, 조직 분리로 아예 그곳에 눌러앉게 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흉흉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개편안이 의도치 않게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뇌관이 된 셈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발칵 뒤집은 '한국어 노래'의 정체…조수미, 이집트 심포니와 선보인 역사적 협연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