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교장관-美 국무장관 긴급 회동…'수갑 없는 귀국' 얻어낸 숨 막히는 외교전
2025-09-11 16:28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급습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속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무더기로 체포되어 인근 구금시설에 억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우리 외교 당국의 신속한 영사 조력과 협상을 통해, 이들은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형태로 조기에 귀국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전세기(KE2901편)가 10일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하며 귀국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미국 측이 송환 절차상 이들에게 수갑 등 신체적 속박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모든 것이 중단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를 넘어, 자진 출국하는 우리 국민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모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측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었다. 이 문제에 대한 세부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10일로 예정됐던 귀국은 기약 없이 지연됐고, 공항에 대기 중이던 전세기는 발이 묶였다.
이러한 우리 측의 단호한 입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화답하며 사실상 우리 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대통령의 직접 지시라는 '톱다운' 방식의 결정이 내려오면서, '수갑 문제'를 둘러싼 실무선에서의 교착 상태는 단번에 해결됐다. 이로써 우리 국민 300여 명은 11일 새벽, 구금시설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 존엄을 지키며 고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사태는 동맹국 국민에 대한 대규모 구금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최고위급의 신속한 소통과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선례로 남게 되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우익 청년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의 용의자 사진을 전격 공개하며 ..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