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만 해도 '최악의 4번타자'…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20경기 9홈런' 대반전

2025-09-11 17:00

 불과 한 달 전, 그는 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병살타 2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었고, 만루 찬스에서는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팬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다. 1위 경쟁팀의 4번 타자라는 중압감에 짓눌린 듯,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팀이 저득점으로 패배하는 날이면 비난의 화살은 어김없이 4번 타자 노시환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지휘관,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외부의 거센 비판과 우려 속에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4번 타자를 의심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은 '뚝심'을 넘어 '고집'으로 보일 정도였다. 노시환은 올 시즌 한화가 치른 130경기 전 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며, 그중 126경기를 4번 타순에서 시작했다. 부진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김 감독은 "우리 4번 타자 자존심이 있다"는 말로 모든 비판을 막아서며 선수의 기를 살렸다. 감독의 이러한 절대적인 신뢰는 단순히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노시환이 살아나야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는 확고한 신념의 발로였다.

 

그리고 마침내, 감독의 굳건한 믿음은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달 16일 NC전 멀티 홈런을 시작으로 노시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각성했다. 이후 20경기에서 그는 타율 0.329, 9홈런, 26타점, OPS 1.243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쏟아내며 리그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홈런, 타점, OPS 모두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성적이다. 어느새 시즌 성적은 29홈런 94타점으로 수직 상승했고, 2년 만의 30홈런-100타점 시즌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비난의 대상이었던 4번 타자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해결사로 완벽하게 부활한 것이다.

 


이러한 부활의 이면에는 그의 남다른 프로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경기에 빠지면 그 자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된다. 부러지지 않는 이상 빠지지 않겠다"며 주전 자리에 대한 절박함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미 홈런왕 타이틀까지 거머쥔 리그의 대표 스타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겸손한 말이지만, 그만큼 경기를 끝까지 뛰려는 자세가 감독으로서 고맙다"며 그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노시환의 가치는 공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올 시즌 129경기를 3루수로 출전하며 1143⅔이닝을 소화, 이 부문 압도적인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명타자로 단 1경기에 나섰을 뿐, 매 경기 뜨거운 핫코너를 묵묵히 지켰다. 김 감독은 "4번 타자가 수비까지 열심히 해주면 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다.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 캐치 등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줬다"며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감독의 흔들림 없는 믿음과 선수의 절실한 노력이 만들어낸 부활. 노시환의 뜨거운 9월은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를 향한 꿈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은 시즌,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기록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발칵 뒤집은 '한국어 노래'의 정체…조수미, 이집트 심포니와 선보인 역사적 협연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