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는커녕…임시현 '광탈'에 침통한 韓 양궁, 이제 믿을 건 '광주의 딸' 안산 뿐?
2025-09-12 17:55
사건은 12일, '광주 2025 현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에서 벌어졌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임시현은 인도네시아의 초이루니사 디아난다를 상대로 충격적인 4-6 패배를 당했다. 매 세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임시현은 2세트에서 엑스텐 2개를 포함한 30점 만점을 쏘며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시 3세트를 내주며 끌려갔고, 4세트를 힘겹게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지만, 마지막 한 발의 차이가 운명을 갈랐다. 디아난다가 10점 두 발을 명중시키는 동안, 임시현의 화살은 단 한 번만 10점 과녁에 꽂혔다. 단 1점 차, 28-29의 아쉬운 패배. 세계 1위의 허무한 퇴장이었다.
임시현의 충격적인 탈락으로 대표팀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그때, '맏언니' 강채영(29·현대모비스)과 '광주의 딸' 안산(24·광주은행)이 흔들리는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뒤이어 사대에 선 안산 역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매서운 샷감을 뽐냈다. 중국의 리 지아만을 만난 안산은 1세트를 내주며 잠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2세트를 역전으로 가져온 안산은 3세트에서 10-10-10, 퍼펙트 스코어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고, 기세를 몰아 4세트마저 30점 만점으로 마무리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료의 탈락을 지켜본 뒤, 더욱 매섭게 활시위를 당긴 그녀의 집중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결국 임시현의 탈락으로 금·은·동 싹쓸이라는 꿈은 깨졌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강채영과 안산이 나란히 4강에 오르면서 이제는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피할 수 없는 '집안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어야 하는 잔인한 상황. 하지만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국 여자 양궁의 남은 목표는 단 하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올리는 것뿐이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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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웨이브 ‘S라인’(안주영 감독),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이정림 감독) 등 주요 스릴러 작품들이 모두 여성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는 과거 로맨스나 가족 드라마에 주로 참여했던 여성 감독들이 대형 프로젝트와 스릴러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뚜렷한 변화다.특히 여성 감독들은 스릴러 장르에서 사건 자체보다는 인물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통상 여성의 장르로 여겨지지 않던 스릴러에서 여성 감독의 강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헌식은 "기존 스릴러가 사건 중심이었다면, 여성 감독의 스릴러는 여성 서사나 내면 심리 묘사에 충실해 좋은 결과를 내며 기회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연쇄 살인마 엄마와 형사 아들의 심리적 공조를, ‘북극성’은 한반도 정세 스릴러에 로맨스를, ‘S라인’은 히키코모리 주인공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룬다.이러한 변화에는 OTT 플랫폼의 영향도 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등 OTT 여성 가입자가 늘면서 과거의 잔인하고 거친 스릴러보다 심리 묘사가 풍부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윤석진 교수는 스릴러가 감성과 정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임을 강조하며, 여성 연출자들의 성공 사례가 누적되며 업계 인식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대중문화 평론가 하재근은 "사람 간의 관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되는 한국형 스릴러 탄생에 여성 감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내 대중문화 산업에서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다양한 시각과 감성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김헌식 평론가는 기존 스릴러 문법과의 상호 보완을 통해 특정 성별의 서사에 치우치지 않는 보편적 스토리를 추구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 감독들의 활약은 국내 스릴러 장르의 지평을 넓히고 K-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