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까지 숨기는 건 처음 봐"…김종국 비밀 결혼식, 응원과 비난 사이

2025-09-12 17:55

 '만인의 연인'이자 '국민 노총각'으로 불리던 가수 김종국이 드디어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축하의 박수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온 것은 그의 이례적인 '사과'였다. 007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치러진 결혼식. 그가 왜 행복한 순간에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해야만 했을까.

 

지난 11일, 김종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짐종국'을 통해 결혼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섰다. 영상의 시작은 "결혼을 축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열심히 살겠다"는 평범한 감사 인사였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여러 사정으로 조용하게 식을 치르느라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해 한편으로 죄송하다"며 운을 뗐고, "저와 관련된 소식으로 피로감을 느낀 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행복을 알려야 할 순간에 연거푸 이어진 그의 사과는, 비밀 결혼식을 둘러싼 세간의 뜨거운 관심과 그가 느꼈을 마음의 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의 결혼식은 그야말로 '철통 보안' 그 자체였다.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예식은 가족과 극소수의 친인척 등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인원만이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얼마나 비밀리에 부쳐졌는지, 결혼식 당일까지 장소는 베일에 싸여 있었고, 초대한 하객들에게조차 결혼식 바로 전날에서야 장소를 공지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SNS는 물론 그 어떤 매체에서도 결혼식 현장 사진 한 장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극도의 보안은 자연스레 신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비연예인으로 알려진 아내의 정체는 꽁꽁 숨겨졌고, 이는 온갖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양산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김종국은 이에 대해 "아내가 조용히 결혼식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나 또한 그 뜻에 동의했다"고 짧게 해명했지만, 대중의 호기심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김종국의 선택을 두고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연예인 이전에 한 개인의 선택이니 응원한다", "비연예인 아내를 위한 배려가 당연하다. 대중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까지 숨기는 건 너무 유난스럽다", "대중의 사랑으로 먹고사는 연예인이 사생활을 저 정도로 숨기는 건 처음 본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결국 김종국의 사과는 자신들의 결혼 방식이 일으킨 파장과 그로 인해 파생된 논란, 그리고 무엇보다 비연예인인 아내를 보호하고 싶었던 한 남편의 복잡한 심경이 뒤섞인 결과물로 해석된다. 평생의 반려자를 맞이하는 가장 행복해야 할 날, 그는 축복 대신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고, 감사 인사보다 사과의 말을 먼저 전해야만 했다.

 

권시온 기자 kwonsionon3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유리천장 깬 여성 감독들, 스릴러 판도를 바꾸다

외출’(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웨이브 ‘S라인’(안주영 감독),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이정림 감독) 등 주요 스릴러 작품들이 모두 여성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는 과거 로맨스나 가족 드라마에 주로 참여했던 여성 감독들이 대형 프로젝트와 스릴러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뚜렷한 변화다.특히 여성 감독들은 스릴러 장르에서 사건 자체보다는 인물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통상 여성의 장르로 여겨지지 않던 스릴러에서 여성 감독의 강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헌식은 "기존 스릴러가 사건 중심이었다면, 여성 감독의 스릴러는 여성 서사나 내면 심리 묘사에 충실해 좋은 결과를 내며 기회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연쇄 살인마 엄마와 형사 아들의 심리적 공조를, ‘북극성’은 한반도 정세 스릴러에 로맨스를, ‘S라인’은 히키코모리 주인공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룬다.이러한 변화에는 OTT 플랫폼의 영향도 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등 OTT 여성 가입자가 늘면서 과거의 잔인하고 거친 스릴러보다 심리 묘사가 풍부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윤석진 교수는 스릴러가 감성과 정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임을 강조하며, 여성 연출자들의 성공 사례가 누적되며 업계 인식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대중문화 평론가 하재근은 "사람 간의 관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되는 한국형 스릴러 탄생에 여성 감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내 대중문화 산업에서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다양한 시각과 감성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김헌식 평론가는 기존 스릴러 문법과의 상호 보완을 통해 특정 성별의 서사에 치우치지 않는 보편적 스토리를 추구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 감독들의 활약은 국내 스릴러 장르의 지평을 넓히고 K-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