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좀 빌어줘!" 김우빈, '감정 없는' 주인 수지에게 애원하는 역대급 갑을관계
2025-09-16 17:17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 년의 세월을 건너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와 그의 새로운 주인이 된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 분)이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밀당을 그린 스트레스 제로 코미디다.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존재의 이유인 '사탄' 지니와, 소원 따위는 필요 없는 '사이코패스' 가영의 만남은 그 자체로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의 서막을 알린다.
공개된 캐릭터 스틸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증폭시킨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채 비주얼만으로 설렘을 유발하는 지니(김우빈)는, 이내 양탄자와 양푼을 들고 비장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 반전 허당미를 예고하며 폭소를 자아낸다. 그의 주인인 가영(수지)은 아름다운 외모와는 정반대의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자동차 정비소 사장으로서의 '본업 천재' 면모를 드러내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존재만으로도 웃음을 터뜨리는 세이드(고규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귀여운 멜빵바지 차림의 그는 청풍마을의 만능 일꾼이지만, 생쥐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모습은 영락없는 '사탄의 신수'다. 본체가 재규어이며 동물과 동시통역이 가능하다는 설정은 그가 펼칠 활약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또한, 감정이 없는 가영의 유일한 친구인 치과의사 민지(이주영)의 존재는, 두 사람이 어떻게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김은숙 작가는 이번 작품을 "올 추석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쉽고, 재밌고, 고구마 제로의, 그 무섭다는 아는 맛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라고 자신하며, "소원 좀 빌라는 사탄 지니와 소원 같은 건 안 키우는 사이코패스 가영의 창과 방패 같은 결투가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또한 "지니의 형제인 수현과 묘령의 여인 미주, 가영의 친구 민지는 아무 정보 없이 보시길 권한다"고 덧붙여, 이들의 관계에 숨겨진 비밀과 반전을 추리하는 재미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처럼 신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무장한 '다 이루어질지니'는 오는 10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어 줄 예정이다.
권시온 기자 kwonsionon35@trendnewsreaders.com
완벽한 비례, 화려한 장식, 그리고 웅장한 위용. 지금까지 우리가 '문화유산'이나 '국보'를 떠올릴 때 연상하던 가치들은 분명 이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포트라이트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넓디넓은 미간에 콩알만 한 눈, 길게 늘어진 중안부 아래 소심하게 자리 잡은 입까지. 마치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 '듀..가나디'를 연상시키는 '하찮은' 생김새의 한 유물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문화유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이 신드롬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의 옛 백제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6~7세기경의 그릇받침이다. 표면 곳곳에 금이 가 있고, 형태는 투박하기 그지없으며, 심지어 구체적인 용도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정교하고 화려한 유물과는 모든 면에서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못난이' 그릇받침은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달 초 국가유산진흥원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 유물의 사진이 게시되자, 불과 2주 만에 '좋아요' 수가 2만 7천 개를 돌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해당 계정의 게시물 '좋아요'가 수백 개 수준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댓글 창은 MZ세대의 재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백제의 듀물(유물)", "듀..상님(주상님)" 등 이모티콘 캐릭터와 엮은 애정 어린 별명들이 쏟아지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현상은 비단 '백제 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문화유산 향유의 흐름을 보면, 이처럼 정형화된 미(美)의 기준에서 벗어난 '엉뚱하고 못생긴' 유물들이 큰 사랑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의미가 깊거나 조형적 완성도가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주목받던 과거의 관람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올해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순회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역시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사례다. 약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의 장인들이 조물조물 빚어낸, 작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들이 젊은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전시를 기획한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기성세대와 달리,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보다 '허술하지만 친근한' 매력과 '각자의 개성'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MZ세대의 선호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박물관과 관련 기관들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문화유산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절호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유명한 '이나피스퀘어'와 협업하여 전시장 곳곳을 귀여운 그림으로 꾸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투각인면문옹형토기(透刻人面文甕形土器)'로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얼굴이 새겨진 6세기 신라 토기를 기관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완성도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정형화된 미의식에서 벗어난 유물의 매력에 젊은 층이 재치 있는 현대적 해석을 더하며 즐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문화유산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즐기는 '놀이'의 대상으로 재창조하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