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크기부터 경호 인력까지… 尹 네덜란드 방문, '과잉 의전'으로 외교 참사
2025-10-13 10:38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입수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서 행사 동원 차량의 엔진 크기, 네덜란드 왕궁 내 전체 승강장 크기 측정 등 지엽적인 사항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덜란드 측은 이러한 요구들이 "지엽적"이고 "지나치게 사소하다"며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네덜란드 측은 한국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요구가 쇄도하자, 한국대사관에 외교부 본부와 협의하여 불필요한 요구들을 걸러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정부 내부의 의전 및 경호 관련 소통 부재와 과잉 대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한국 정부 합동답사단이 현장을 둘러본 후에도 추가 답사 요구가 끊이지 않자, 네덜란드 측은 "과도하다"며 최소화를 요청했다. 네덜란드 왕궁을 비롯한 관계 기관이 계속되는 답사 요청에 응하는 것이 "매우 버거운 상황"이라고 직접적인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조정식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실과 경호처의 과잉 의전 요구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시스템 붕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외교부가 "과도한 의전 관행을 개선하고 효율적이고 실용 위주의 의전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국빈 방문이라는 중요한 외교 행사에서 상대국에 대한 존중과 실용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세밀한 의전 및 경호 관련 요청을 쏟아내면서 외교적 갈등이..
중문화축전'의 일환으로, 관객 참여형 궁중극 '시간여행'과 노년층 맞춤형 화훼 체험 '동궐 장원서'가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의 현장을 직접 거닐고, 배우와 소통하며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형태의 궁궐 체험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안겨주었다. 이번 행사는 역사의 공간이 가진 힘을 극대화하여, 관객이 직접 시간 여행자가 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하도록 기획되었다.이번 축전의 백미는 단연 120분간 창경궁의 네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궁중극 '시간여행'이다. 이 극은 관객을 단순한 구경꾼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명정문 앞에서 관객들은 가뭄과 홍수로 고통받는 영조 시대의 백성이 되어, 임금이 직접 곡식을 나눠주는 구휼 의식 '임문휼민의'에 참여한다. 배우들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고 문답을 주고받으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통역관 배역을 따로 두어 언어의 장벽을 허문 세심함이 돋보였다. 명정전에서는 성종 시대의 궁중 연회가 재현되고, 경춘전에서는 정조의 탄생 설화가, 통명전에서는 관객이 직접 간택 후보가 되어 왕비가 결정되는 극적인 순간을 체험하게 된다. 이는 역사를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참여하는 살아있는 경험으로 탈바꿈시킨 파격적인 시도다.궁궐의 또 다른 한편인 대온실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행사가 열렸다. 조선시대 궁궐의 조경과 화훼를 담당하던 '장원서'를 주제로 한 전통 화훼 체험 프로그램은 '60세 미만 참여 불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오직 노년층만을 위해 마련된 이 공간에서 참여자들은 '반려화분 만들기'를 통해 궁중 원예 문화를 체험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차와 다과를 즐겼다. 특히 한국 꽃꽂이 명인에게 직접 듣는 우리 꽃꽂이의 철학은 프로그램의 깊이를 더했다. 서양이 형태와 이성을 중시하며 플로랄 폼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하늘과 땅,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며 자연 소재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은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한노인회 종로구지회 소속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행복이 가득했다. 83세의 한 참여자는 "나이 먹은 사람들을 특별히 초청해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해준다는 사실에 오는 내내 설레고 행복했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생전 처음으로 이런 문화 체험에 참여해본다는 77세의 또 다른 참여자 역시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창경궁의 가을 축제는 잊혔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리고, 특정 세대를 위한 맞춤형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사를 넘어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