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살상 작전' 스위치 ON…한 나라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다

2025-10-16 18:00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외교적 압박이나 경제 제재를 넘어, 실제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영토 내에서 '살상'까지 포함된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작전을 승인했다고 보도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한 군사 작전의 문을 열어젖힌 셈이다. 익명의 미 당국자들은 이 모든 조치의 최종 목표가 '마두로 축출'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역시 기자들 앞에서 "지상 타격을 검토 중"이라고 폭탄 발언을 던지며, 이미 해상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마두로 제거 작전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는 교묘히 답을 피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험악해질 대로 험악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말'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이미 베네수엘라 인근에는 1만여 명의 미군 병력과 군함 8척, 잠수함까지 배치되며 실질적인 군사적 포위망을 구축한 상태다. 이러한 무력시위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마약'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밀매 조직의 뒷배를 봐주고 있다며, 그를 '마약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2020년에는 아예 마두로를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했고, 체포에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내건 현상금은 초기 1500만 달러에서 올해 5000만 달러(약 68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까지 치솟았다. 공해상에서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격하던 기존 작전에서 나아가 지상 타격까지 거론하는 것은, 마두로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그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궁지에 몰린 마두로 정권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와 광물 자원에 대한 지분을 넘겨주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손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거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과의 어떠한 외교적 대화도 중단하라고 명령하며 협상의 여지를 잘라버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행보를 전형적인 '함포외교(Gunboat Diplomacy)'라고 분석한다. 군사력을 앞세워 상대방을 굴복시키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19세기 제국주의적 외교 방식이 21세기에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한 전문가는 "이는 마약 문제 해결보다는 마두로 정권 교체 자체를 목적으로 한 접근"이라고 꼬집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진짜 속내를 지적했다.

 

미국의 초강경 압박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마두로 정권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마약을 핑계로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약탈하려는 침략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마두로의 폭정에 신음하던 베네수엘라 내부의 반체제 인사들은 트럼프의 군사적 압박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 나라를 두고 한쪽에서는 침략이라 비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구원이라 환영하는 기막힌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아재들 음악 아니었어? K팝 다음 주자로 떠오른 국악의 충격적인 배신

진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특히 18일 전주시립국악단과 25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K팝 애니메이션의 인기로 한국적 리듬의 힘이 증명된 지금, 'K-사운드'의 원류로 평가받는 국악이 세련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고 대중의 심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축제는 국악이 더 이상 고리타분한 옛것이 아닌, 가장 현대적이고 '힙한' 음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 되고 있다.그 화려한 신호탄은 지난 15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쏘아 올렸다. 김성진 지휘자가 이끈 개막 무대는 그야말로 파격과 신선함 그 자체였다. 국악 공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클래식 기타와 하프가 전면에 나섰고, 여기에 우리 전통 악기인 가야금이 어우러지며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를 빚어냈다. 기타리스트 김우재, 하피스트 황세희, 가야금 연주자 유숙경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세 사람이 음악으로 대화를 나누듯,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이 낯설고도 아름다운 조화에 빠져들었다. '국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흥분이 가득했다. 30대 관객 이모 씨는 "하프와 기타가 어우러진 예상치 못한 무대였다"며 "서양 악기와 국악기가 대화하는 듯한 순간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감탄했다. 국악을 처음 접했다는 10대 관객 정모 씨 역시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너무 흥미로웠다. 완전히 새로운 음악 세계를 경험한 기분"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는 이번 축제가 노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황병기를 오마주한 '깊은 밤', 하프 협주곡 '달하노피곰' 등 실험적인 레퍼토리는 국악이 가진 즉흥성과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K팝을 넘어 한국의 깊은 정서를 전달할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개막 공연의 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16일 KBS국악관현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을 시작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주, 강원, 서울 등 전국의 실력파 국악관현악단 10개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색깔을 뽐낼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축제는 국악관현악이 나아갈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K팝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악의 화려한 반란이 시작됐다. 이번 축제가 과연 국악관현악을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모두의 이목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