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한진, 창립 80주년 맞아 파격 변신 선언
2025-10-23 18:05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한진그룹이 ‘수송보국’의 창업 이념을 계승하여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한진그룹은 11월 1일 창립기념일을 앞둔 2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그룹의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이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전진해 온 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창업주와 선대 회장의 헌신을 바탕으로 일궈온 80년의 역사를 되짚었다. 그는 이어 “각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의 유산을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이날 행사의 핵심은 한진그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대비하는 장기 혁신 전략, ‘그룹 비전 2045’의 선포였다. 비전 발표를 맡은 조현민 한진 사장은 ‘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는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그는 한진그룹이 지난해 기준 자산 58조 원, 매출 31조 원, 영업이익 2조 5천억 원을 달성하며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임직원이 함께하는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음을 강조하며, 이를 발판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규 기업이미지(CI)도 공개됐다. 새 CI는 한진그룹의 상징인 ‘H’ 마크와 영문명 ‘HANJIN GROUP’에 지난 3월 발표한 대한항공의 신규 CI 태극마크를 나란히 배치한 형태다. 기존 마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한진그룹의 상징색인 푸른 계열 색상은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영향력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표현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80년 역사의 저력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과 새로운 정체성을 앞세운 한진그룹이 100년 기업을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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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다. '연극계 히트 메이커'로 불리는 이들의 저력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2011년 결성된 양손프로젝트는 연출 박지혜와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네 명으로 구성된 공동 창작 집단이다. 이들은 창작 과정에서 역할 구분을 명확히 두지 않고 치열한 설득과 토론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존 텍스트의 이면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법으로 재해석하고, 무대는 빈 공간에 소품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 초 국립극단의 기획 초청작 '파랑새&전락'으로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이들은, 이번 '유령들'을 시작으로 3년간 매해 한 편씩 선보일 헨리크 입센 3부작 시리즈의 첫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최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양손프로젝트는 입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구조가 정교하게 장식 없이 직진하는 느낌이 있다. 그게 저희 팀 성격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다자이 오사무, 현진건 등 국내외 소설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입센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에는 '유령'으로 번역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이 원작인 이 작품은, 노르웨이 시골 마을 저택에 사는 알빙 부인이 종교적, 사회적 억압에 갇혀 파멸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병, 간통, 근친상간, 안락사 등 파격적인 내용으로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공연이 금지될 정도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알빙 부인은 만데르스 목사에게, 사회 관습에,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당하는데, 이는 가부장의 민낯을 드러내고 끝내 망가져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페미니즘적 작품으로도 해석되기도 한다. 그리고 알빙 부인은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것을 '유령' 같다고 표현한다.박지혜 연출은 자신이 생각하는 '유령'에 대해 "우리 모두는 체면을 중시하고 사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항상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작품이 쓰일 당시에도 느껴지던 사회적 비난과 매장에 대한 두려움이 현대 사회에도 연결되는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손상규 배우는 여기에 덧붙여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드는 실체 없는 모든 것들이야말로 '유령'"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사면을 관객이 둘러싸고 관람하는 독특한 구조를 택했다. 배우들은 무채색의 장식 없는 의상을 입고 등장하며, 무대 위에는 크기와 형태가 다른 검은 의자 세 개만이 놓여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조명을 어둡게 낮추고, 알빙 부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낄 때는 빛을 이용해 공간을 좁히는 연출을 활용하여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박지혜 연출은 "마당처럼 열린 공간인 동시에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시선에 갇힌 듯한 공간으로도 만들 수 있다"며, "집에 흰 바닥에 검은 가구를 두지는 않는데,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곳"이라고 무대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에서는 세 명의 배우가 총 다섯 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양조아 배우가 맡은 알빙 부인 역할을 제외한 나머지 역할은 손상규와 양종욱 배우가 번갈아 가며 소화한다. 희곡 속 지문(해설)을 직접 말하는 것 역시 양손프로젝트가 자주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인데, 이를 통해 관객은 연극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고 몰입할 수 있다. 어느덧 결성 15주년을 맞이한 양손프로젝트가 이토록 오랫동안 함께 작업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손상규 배우는 "양손프로젝트에서 작업할 때는 외부에서 할 때와 달리 속 시원히 다 얘기하고 부딪힐 수 있다"며, "일하기 위해 만난 사이지만 이해관계라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이들의 방식이 바로 '양손프로젝트'를 연극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만든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