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줘도 뇌물죄"…'축의금 논란' 최민희, 최악의 상황 오나?
2025-10-28 17:06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둘러싼 '딸 축의금' 논란이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진에게 딸의 결혼식 축의금 명단과 액수가 담긴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 측은 상임위 관련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반환하도록 지시하는 과정이었다고 즉각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다. 야당은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최 위원장의 과방위원장직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최민희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에 정면으로 맞서며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정상화 운동을 하면서 늘 '악의적 허위조작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그는 "때로 면역세포들은 판단력을 잃고 내 몸 건전한 세포를 공격한다", "어떤 조건에서는 교활한 암세포들이 내 몸 세포로 위장하고 조절T 세포를 유혹한다"는 비유를 사용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악의적인 공격으로 규정하고, 일부 동조하는 여론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위원장은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며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 또한 최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뇌물은 돌려주더라도 뇌물죄는 성립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라고 언급하며, 최 위원장 측의 '반환' 해명이 법적 책임을 면하게 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최 위원장의 '허위조작정보에 맞선 투쟁'이라는 프레임과 야당의 '직무 관련성 있는 금품 수수에 따른 뇌물죄 의혹'이라는 프레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정치적, 법적 공방 속에서 과방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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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최초로 카네기홀의 정식 기획공연 시리즈에 초청받아 뉴요커들 앞에 섰다.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의 손끝에서 시작된 첫 곡은 '지옥(Inferno)'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그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심장을 옥죄는 듯한 팀파니의 묵직한 울림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더니, 이내 모든 악기가 광기 어린 질주를 시작하며 객석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의 풍경을 음표로 그려낸 이 곡은 K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인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정재일 음악감독의 신작으로, 그의 명성다운 파격과 흡인력으로 뉴욕의 밤을 강렬하게 열어젖혔다.정재일 감독은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과 불꽃 속에서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고뇌를 음악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의 철학이 담긴 강렬한 무대가 끝나고, K클래식의 또 다른 자부심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꾸었다. 서울시향과의 협연으로 선보인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로, 김봄소리는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선율로 곡이 가진 서정미를 극대화하며 뉴욕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그녀의 활 끝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며 K클래식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이날 공연의 대미는 러시아 낭만주의 교향곡의 걸작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장식했다. 특히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서정적인 3악장이 연주될 때, 2,8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선율에 온전히 빠져드는 경이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이윽고 숨 막히는 정적이 끝나고 화려하고 장엄한 4악장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대서사의 막을 내리자, 객석 곳곳에서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선 관객들이 보내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는 한동안 연주홀을 가득 채우며 식을 줄 몰랐고, 이는 서울시향이 뉴욕의 심장부에서 거둔 역사적인 성공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카네기홀을 성공적으로 정복한 서울시향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오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오클라호마 맥나이트센터로 무대를 옮겨 K클래식의 감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뉴욕 공연은 단순히 한 오케스트라의 성공적인 연주를 넘어,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중심에 우뚝 선 한국 클래식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재일의 현대음악부터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의 고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뉴요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울시향의 행보는 K클래식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