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욕을 해달라"던 김도영, 5억 연봉 얼마나 깎일까

2025-11-13 17:32

 2024년 KBO리그를 정복하며 MVP에 올랐던 KIA 타이거즈의 간판타자 김도영에게 2025년은 악몽과도 같은 해였다. 지난해 그는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뒀다. KBO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 30-30 클럽 가입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리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KIA는 그에게 4년 차 역대 최고액인 5억 원의 연봉을 안겼다. 1억 원에서 무려 400% 인상된 금액으로, 그의 활약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그였기에, 올 시즌의 추락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찬란했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김도영은 올해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에 세 차례나 발목을 잡히며 단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루와 수비 과정에서 연이어 발생한 부상은 단순한 불운을 넘어 그의 커리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KIA는 중심을 잃고 헤맸고, 결국 정규시즌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도영 개인은 30경기에서 타율 0.309, 7홈런, OPS 0.94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팀의 추락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역시 SNS를 통해 "팀 승리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자책했고, "욕이라도 좋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다음 시즌 부활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제 팬들과 구단의 시선은 연봉 협상 테이블로 향한다. 김도영의 상황은 2023년 KT 위즈 강백호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5년 차 최고 연봉(5억 5천만 원)을 받던 강백호는 부상과 부진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45, 6홈런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기나긴 협상 진통 끝에 강백호는 무려 2억 6천만 원이 삭감된 2억 9천만 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김도영은 당시 강백호보다도 절반가량 적은 경기에 출전했기에,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대폭적인 연봉 삭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셈이다.

 

KIA 구단은 냉정한 내부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팀의 미래인 김도영의 사기가 완전히 꺾이지 않도록 삭감 폭을 조절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단은 나이토 시게토 트레이닝 코치를 영입하고 러닝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김도영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김도영을 여전히 팀의 핵심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깎이느냐'이다. 선수 본인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만큼, 강백호의 사례를 뛰어넘는 KBO 역대급 삭감액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천재 타자에게 혹독하고 잔인한 겨울이 찾아왔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결국 K-콘텐츠가 해냈다… 디즈니가 글로벌 전략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긴 진짜 이유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전면에 한국 작품들을 내세우며, 이를 단순한 지역 흥행작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장기적인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디즈니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세계적인 OTT 플랫폼들이 공통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한국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디즈니의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지난 13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 행사에서 더욱 명확해졌다. 이 자리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 창작자들과의 협업이 낳은 결과물들이 전 세계적으로 깊은 공감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위대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디즈니+의 정체성과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웹툰, 음악 등 다양한 한국의 지적재산(IP)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제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의 창의적인 생태계가 디즈니의 미래 전략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디즈니의 자신감은 2025년을 겨냥한 압도적인 신작 라인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공개된 작품 목록에는 ‘조각도시’, ‘메이드 인 코리아’, ‘21세기 대군부인’, ‘골드랜드’, ‘재혼황후’,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등 블록버스터급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대거 포함되었다. 지창욱, 도경수, 정우성, 현빈, 박보영, 신민아, 주지훈, 이동욱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대한민국 톱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아태 지역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수급을 넘어, 한국의 스타 파워와 제작 역량을 디즈니+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특히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공개 전부터 시즌2 제작을 확정하며 작품에 대한 디즈니의 확신을 증명했다. 1970년대 격동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의 극단적인 욕망을 파고드는 이 작품에 대해 주연 배우 정우성은 "역사적 사실 기반 위에 인간 내면의 깊은 욕망을 담아낸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 역시 전작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계보를 잇는, 뒤틀린 욕망과 신념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제작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과감한 투자와 기획을 통해 완성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디즈니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