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지각에 속 타던 NASA, '뉴 글렌' 성공에 "이제 살았다" 대놓고 환호
2025-11-14 17:28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맞서는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온 블루오리진이 마침내 포효했다.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의 차세대 화성탐사로켓 ‘뉴 글렌’이 두 차례의 발사 연기 끝에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적으로 하늘로 솟아오른 것이다. 뉴 글렌은 미 동부시간 13일 오후,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위성 '에스커페이드' 2기를 싣고 발사됐다. 발사체는 위성들을 성공적으로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1단 부스터의 수직 착륙 회수까지 완벽하게 성공하며 우주 탐사 경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이번 성공이 더욱 극적인 이유는 뉴 글렌의 첫 비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핵심적인 기술적 난제들을 모두 해결했다는 점이다. 설계상으로만 가능성을 내비쳤던 부스터 재활용을 단번에 입증하면서, 스페이스X와 대등한 수준의 발사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성공을 넘어, 아마존, 비아샛 등 이미 뉴 글렌의 발사를 기다리던 다수의 고객사에게 강력한 신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연이은 발사 지연으로 쌓였던 시장의 우려를 단 한 번의 완벽한 비행으로 말끔히 씻어낸 셈이다.

답답한 우주 경쟁 속에서 가장 크게 안도한 것은 다름 아닌 NASA다.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의 핵심인 스타십 개발이 차질을 빚자 공개적으로 스페이스X를 압박하며 대안을 모색하던 상황이었다. 뉴 글렌의 성공에 NASA 임시국장은 "아르테미스 계획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노골적인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타십 지연으로 2027년으로 계획된 유인 달 탐사선 발사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던 만큼, 뉴 글렌은 NASA에게 가뭄의 단비이자 스페이스X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되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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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첫 해외 전시인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가 현지시간으로 15일,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8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세계 최대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 주요 박물관들이 일제히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개막이 잠정 연기된 바 있다. 국가적 기증의 의미를 세계에 알리는 첫발을 떼는 중요한 순간이 외부적 요인으로 지연되며 우려를 낳았지만, 셧다운 사태가 해결됨에 따라 한국 문화유산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가 다시 마련된 것이다.이번 워싱턴 전시의 백미는 단연 국보급 문화유산의 향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약 2만 1,000여 점의 방대한 기증품 중에서 엄선된 보물들이 미국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대표작이자 대한민국 국보인 '인왕제색도'(1751)를 필두로,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1805) 등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을 포함한 총 172건, 297점의 문화유산이 출품된다. 한국 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명작들이 이처럼 대거 해외 나들이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서도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귀한 작품들을 미국 심장부에서 직접 관람할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수집가의 안목과 철학, 그리고 사회 환원이라는 나눔의 가치를 함께 조명한다.전통의 아름다움이 과거의 숨결을 전한다면,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역동적인 시대정신을 담아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기증품 중 박수근의 '농악'(1960), 이응노의 '군상'(1985), 김환기의 '산울림 19-II-73#307'(1973) 등 근현대 미술 24점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과 같이 서구 미술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독창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들은, 한국 미술이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도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미학을 창조해왔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역사적 다양성과 혼성성을 포용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감을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라고 강조했듯, 이번 순회전은 고미술과 근현대미술을 아우르며 한국 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과 저력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워싱턴에서의 첫선을 시작으로 '이건희 컬렉션'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대장정에 오른다. 내년 2월 1일까지 워싱턴 전시를 마친 후, 곧바로 시카고로 자리를 옮겨 내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이후 대서양을 건너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장기간의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이 앞다투어 '이건희 컬렉션'을 유치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위상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한 개인의 고귀한 기증으로 시작된 문화적 선물이 이제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함께 향유하는 인류의 자산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