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국보 7점이 미국에?"…'이건희 컬렉션' 해외 나들이 라인업 보니
2025-11-14 17:40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혀 개막이 연기되었던 '이건희 컬렉션' 국외 순회전이 마침내 워싱턴 D.C.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첫 해외 전시인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가 현지시간으로 15일,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8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세계 최대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 주요 박물관들이 일제히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개막이 잠정 연기된 바 있다. 국가적 기증의 의미를 세계에 알리는 첫발을 떼는 중요한 순간이 외부적 요인으로 지연되며 우려를 낳았지만, 셧다운 사태가 해결됨에 따라 한국 문화유산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가 다시 마련된 것이다.이번 워싱턴 전시의 백미는 단연 국보급 문화유산의 향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약 2만 1,000여 점의 방대한 기증품 중에서 엄선된 보물들이 미국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대표작이자 대한민국 국보인 '인왕제색도'(1751)를 필두로,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1805) 등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을 포함한 총 172건, 297점의 문화유산이 출품된다. 한국 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명작들이 이처럼 대거 해외 나들이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서도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귀한 작품들을 미국 심장부에서 직접 관람할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수집가의 안목과 철학, 그리고 사회 환원이라는 나눔의 가치를 함께 조명한다.

워싱턴에서의 첫선을 시작으로 '이건희 컬렉션'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대장정에 오른다. 내년 2월 1일까지 워싱턴 전시를 마친 후, 곧바로 시카고로 자리를 옮겨 내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이후 대서양을 건너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장기간의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이 앞다투어 '이건희 컬렉션'을 유치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위상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한 개인의 고귀한 기증으로 시작된 문화적 선물이 이제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함께 향유하는 인류의 자산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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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전면에 한국 작품들을 내세우며, 이를 단순한 지역 흥행작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장기적인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디즈니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세계적인 OTT 플랫폼들이 공통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한국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디즈니의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지난 13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 행사에서 더욱 명확해졌다. 이 자리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 창작자들과의 협업이 낳은 결과물들이 전 세계적으로 깊은 공감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위대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디즈니+의 정체성과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웹툰, 음악 등 다양한 한국의 지적재산(IP)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제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의 창의적인 생태계가 디즈니의 미래 전략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디즈니의 자신감은 2025년을 겨냥한 압도적인 신작 라인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공개된 작품 목록에는 ‘조각도시’, ‘메이드 인 코리아’, ‘21세기 대군부인’, ‘골드랜드’, ‘재혼황후’,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등 블록버스터급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대거 포함되었다. 지창욱, 도경수, 정우성, 현빈, 박보영, 신민아, 주지훈, 이동욱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대한민국 톱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아태 지역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수급을 넘어, 한국의 스타 파워와 제작 역량을 디즈니+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특히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공개 전부터 시즌2 제작을 확정하며 작품에 대한 디즈니의 확신을 증명했다. 1970년대 격동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의 극단적인 욕망을 파고드는 이 작품에 대해 주연 배우 정우성은 "역사적 사실 기반 위에 인간 내면의 깊은 욕망을 담아낸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 역시 전작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계보를 잇는, 뒤틀린 욕망과 신념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제작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과감한 투자와 기획을 통해 완성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디즈니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