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불패'는 공직자들 차지?…보유 주택 41%가 강남 3구 '몰빵'

2025-11-18 17:20

 국회의원을 포함한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 사회의 부동산 소유 실태가 공개됐다. 4급 이상 고위 공직자 2581명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8.8%가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였으며, 3채 이상을 가진 공직자도 1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재산 총액은 5조 7134억 원에 이르렀고, 이 중 절반이 훌쩍 넘는 58.7%(3조 3556억 원)가 건물 자산이었다. 특히 실거주가 가능한 아파트, 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은 총 4527채, 그 가액만 2조 3156억 원으로 집계되어, 이들의 자산 형성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부동산 자산은 특정 지역,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되는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공직자들이 보유한 전체 주택 중 약 30%에 해당하는 1344채가 서울에 위치했으며, 이 서울 보유 주택의 41.5%가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강남구에 229채, 서초구에 206채, 송파구에 123채 순이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가액 기준의 쏠림 현상이다. 이들이 소유한 서울 주택의 가액은 1조 3338억 원으로, 전체 주거용 부동산 자산 가액의 57.6%를 차지했다. 이는 소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공직자 사회에서도 예외 없이, 오히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직군별로 살펴보면, 정부 고위관료가 1인당 평균 1.89채로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지방자치단체장이 1.87채, 지방의회 및 공공기관 소속 공직자들이 1.71채를 보유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경우 1인당 평균 1.41채의 주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는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이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총 42채(아파트 1채, 오피스텔 39채, 복합건물 2채)를 보유해 조사 대상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국회의원 중에서는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초구 아파트와 관악구 오피스텔 등 총 13채를 보유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고위 공직자 다주택자들은 단순히 아파트 여러 채를 소유하기보다, 아파트 1~2채를 기본으로 확보한 뒤 오피스텔이나 복합건물 등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을 추가로 보유하는 투자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안정적인 주거 자산과 함께 임대 수익 등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부동산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고위 공직자 사회 전반에 걸쳐 '부동산 불패' 신화와 '강남 집중' 현상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 셈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모님은 현인, 나는 신해철…세대 대통합 예고한 오케스트라의 정체

깨고, 대중가요를 클래식 선율로 재해석하거나 미술품을 일상 공간 속 인테리어 소품처럼 제안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인다. 이는 예술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부산의 젊은 예술가들이 주축이 된 오케스트라의 파격적인 연주회와 여러 갤러리가 협업하여 쇼룸 형태로 꾸민 특별한 기획전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먼저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주자들이 모여 창단한 '트레프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클래식은 특정 계층만 즐기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가요를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섬세한 선율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산을 대표하는 가수 현인과 작곡가 박시춘의 명곡들은 물론,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으로 기억되는 고(故) 신해철이 불렀던 노래들이 강상모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새롭게 태어난다. 소프라노 정성윤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익숙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그런가 하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우리의 일상 공간을 예술로 채우는 방법을 제안하는 특별한 기획전 'COLLECTIBLES:공간미학'이 한창이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동명의 기획전에 힘입어 다시 한번 마련된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하얀 벽에서 벗어나, 마치 잘 꾸며진 쇼룸이나 감각적인 편집숍을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갤러리 휴, 플레이리스트, 아트사이드 등 여러 갤러리와 빈티지 가구 전문점 등이 협력하여 원화, 아트 프린트, 가구, 포스터 등 약 200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다채롭게 연출했다. 권소진, 류주영, 염지애 등 12명의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감정과 풍경을 섬세하게 비추며, 관람객이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직접 고르고 수집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이처럼 장르와 형식은 다르지만, 두 행사는 모두 예술이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레프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단 하루 동안 펼쳐지는 특별한 이벤트라면, '공간미학' 전시는 다음 달 14일까지 비교적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산책 코스다. 익숙한 멜로디의 감동을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증폭시키고 싶거나, 나의 취향이 담긴 작품으로 나만의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이들에게 부산의 6월은 풍성한 예술적 영감을 얻을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딱딱한 틀을 벗어던진 예술이 대중과 어떻게 호흡하고 소통하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