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HMM 본사 이전…'특별법' 앞세운 부산의 '역대급' 청구서

2025-11-19 18:09

 국민의힘 부산시당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을 ‘글로벌 해양허브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9일 국회에서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부산’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건설과 HMM 같은 해운 대기업 본사 유치 등 9가지 핵심 과제를 담은 대정부 건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건의는 부산이 가진 해양수도로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부산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은 이 비전이 단순한 지역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성장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핵심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번 건의안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가덕신공항의 신속한 건설이다. 참석자들은 가덕신공항이 부산을 글로벌 허브로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HMM 등 국내 굴지의 해운물류 대기업 본사를 부산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항만과 선사, 물류, 금융이 한곳에 모이는 해양산업 밸류체인을 부산에 구축해야만 진정한 글로벌 해양허브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부산을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해양산업의 모든 기능이 집약된 컨트롤 타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의 제안은 인프라와 기업 유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2028년 유엔(UN) 해양총회의 성공적인 부산 유치를 위해 정부가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달라는 요청도 포함됐다. 또한,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지정하고 파격적인 지원을 담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제도적 기반 마련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 밖에도 해양수산부의 기능 강화 및 관련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 한국산업은행 본사 이전,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 해사전문법원 및 국제해운거래소 설립 등 부산의 해양수도 기능을 완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방안들이 총망라되었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이 이미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글로벌 해양물류 도시임을 강조하며, 정부와 국회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K-해양강국’ 실현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화답하듯 세미나에 참석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부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해양허브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정책적, 제도적 시스템 구축에 힘을 합치겠다”고 약속하며, 특히 ‘글로벌 허브도시조성특별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로써 부산의 비전 실현을 위한 정치권의 지원 사격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모님은 현인, 나는 신해철…세대 대통합 예고한 오케스트라의 정체

깨고, 대중가요를 클래식 선율로 재해석하거나 미술품을 일상 공간 속 인테리어 소품처럼 제안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인다. 이는 예술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부산의 젊은 예술가들이 주축이 된 오케스트라의 파격적인 연주회와 여러 갤러리가 협업하여 쇼룸 형태로 꾸민 특별한 기획전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먼저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주자들이 모여 창단한 '트레프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클래식은 특정 계층만 즐기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가요를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섬세한 선율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산을 대표하는 가수 현인과 작곡가 박시춘의 명곡들은 물론,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으로 기억되는 고(故) 신해철이 불렀던 노래들이 강상모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새롭게 태어난다. 소프라노 정성윤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익숙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그런가 하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우리의 일상 공간을 예술로 채우는 방법을 제안하는 특별한 기획전 'COLLECTIBLES:공간미학'이 한창이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동명의 기획전에 힘입어 다시 한번 마련된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하얀 벽에서 벗어나, 마치 잘 꾸며진 쇼룸이나 감각적인 편집숍을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갤러리 휴, 플레이리스트, 아트사이드 등 여러 갤러리와 빈티지 가구 전문점 등이 협력하여 원화, 아트 프린트, 가구, 포스터 등 약 200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다채롭게 연출했다. 권소진, 류주영, 염지애 등 12명의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감정과 풍경을 섬세하게 비추며, 관람객이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직접 고르고 수집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이처럼 장르와 형식은 다르지만, 두 행사는 모두 예술이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레프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단 하루 동안 펼쳐지는 특별한 이벤트라면, '공간미학' 전시는 다음 달 14일까지 비교적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산책 코스다. 익숙한 멜로디의 감동을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증폭시키고 싶거나, 나의 취향이 담긴 작품으로 나만의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이들에게 부산의 6월은 풍성한 예술적 영감을 얻을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딱딱한 틀을 벗어던진 예술이 대중과 어떻게 호흡하고 소통하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