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출 30%가 여기서…'HD현대'라는 이름이 먹여 살리는 도시들
2025-11-19 18:20
HD현대의 조선 신화는 불가능에 도전한 창업주의 정신에서 시작되어 3대에 걸쳐 진화하고 있다. 1970년대, 조선업 경험이 전무했던 시절 정주영 창업주는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차관을 얻어내는 전설을 썼다. “한국은 16세기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다”는 그의 담대한 설득은 황무지였던 울산 미포만 모래밭을 세계적인 조선소로 탈바꿈시키는 기적의 씨앗이 되었다. 이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HD현대의 도전 DNA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아버지의 뒤를 이은 정몽준 이사장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으로 조선업이 최악의 불황을 겪던 1980년대에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그는 사업부별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원가 절감을 추진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이끌면서도, 미래를 위한 기술 투자는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혹독한 위기 속에서도 뚝심 있게 추진한 기술 혁신은 오늘날 HD현대중공업의 핵심 수익원인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의 밑거름이 되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그의 혜안 덕분에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

HD현대의 이러한 성장은 본거지인 울산과 전남 영암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 제조업 종사자의 80% 이상이 조선업에 몸담고 있으며, 울산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1을 조선 및 해양플랜트가 책임지고 있다. HD현대삼호가 있는 전남 영암 역시 협력사를 포함해 약 2만 7천 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하며 지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대의 성장이 곧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고용과 소비, 상권 회복을 이끄는 등 국가 균형 발전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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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고, 대중가요를 클래식 선율로 재해석하거나 미술품을 일상 공간 속 인테리어 소품처럼 제안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인다. 이는 예술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부산의 젊은 예술가들이 주축이 된 오케스트라의 파격적인 연주회와 여러 갤러리가 협업하여 쇼룸 형태로 꾸민 특별한 기획전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먼저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주자들이 모여 창단한 '트레프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클래식은 특정 계층만 즐기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가요를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섬세한 선율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산을 대표하는 가수 현인과 작곡가 박시춘의 명곡들은 물론,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으로 기억되는 고(故) 신해철이 불렀던 노래들이 강상모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새롭게 태어난다. 소프라노 정성윤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익숙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그런가 하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우리의 일상 공간을 예술로 채우는 방법을 제안하는 특별한 기획전 'COLLECTIBLES:공간미학'이 한창이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동명의 기획전에 힘입어 다시 한번 마련된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하얀 벽에서 벗어나, 마치 잘 꾸며진 쇼룸이나 감각적인 편집숍을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갤러리 휴, 플레이리스트, 아트사이드 등 여러 갤러리와 빈티지 가구 전문점 등이 협력하여 원화, 아트 프린트, 가구, 포스터 등 약 200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다채롭게 연출했다. 권소진, 류주영, 염지애 등 12명의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감정과 풍경을 섬세하게 비추며, 관람객이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직접 고르고 수집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이처럼 장르와 형식은 다르지만, 두 행사는 모두 예술이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레프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단 하루 동안 펼쳐지는 특별한 이벤트라면, '공간미학' 전시는 다음 달 14일까지 비교적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산책 코스다. 익숙한 멜로디의 감동을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증폭시키고 싶거나, 나의 취향이 담긴 작품으로 나만의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이들에게 부산의 6월은 풍성한 예술적 영감을 얻을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딱딱한 틀을 벗어던진 예술이 대중과 어떻게 호흡하고 소통하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