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송치형, 27일 전격 회동…20조 규모 '세기의 합병' 직접 발표한다

2025-11-24 17:34

 국내 핀테크 및 디지털 자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거대한 '빅딜'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대한민국 대표 빅테크 기업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가 전격 합병을 공식화한다. 간편결제 시장의 절대 강자와 가상자산 시장의 패권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이번 합병은, 단순히 두 기업의 결합을 넘어 국내 금융 지형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메가톤급 이벤트로 평가받으며 업계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세기의 합병을 알리는 공식 발표는 오는 27일, 양사의 수장이 직접 나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의 미래 기술 테스트베드인 제2사옥 '1784'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의 배경과 목적, 그리고 통합 법인의 미래 비전과 전략적 방향성을 상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양사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소집하여 합병안을 상정하고 의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터넷 산업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각각 개척하고 정상에 오른 두 거물의 입에서 어떤 청사진이 제시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합병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는 단연 주식 교환 비율이다. 이는 양사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합병 후 지배구조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두나무 주식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3주를 교환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교환 비율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약 15조 원,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약 5조 원 수준으로 책정되는 셈이다. 이는 두나무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플랫폼이 가진 막대한 잠재력과 확장성을 각각 높게 평가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사회 의결과 기자회견이 끝나도 합병이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다. 바로 양사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다. 합병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 총수의 2분의 1 이상이라는 까다로운 동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양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핵심 주주들이 기업가치 산정과 교환 비율에 만족할지 여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마지막 관문까지 순조롭게 통과할 경우, 네이버의 막강한 플랫폼과 업비트의 압도적인 가상자산 거래량을 결합한 전례 없는 '금융 공룡'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대공황 시대의 절망과 사랑, 왜 지금 우리를 울리나…'보니 앤 클라이드'의 귀환

잊었다. 이처럼 암울하면서도 낭만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뮤지컬이 올겨울 나란히 한국 관객을 찾는다. 하나는 갱단에 쫓기는 남자들의 유쾌한 생존기를 그린 코미디 '슈가'이고, 다른 하나는 시대를 뒤흔든 실존 범죄자 커플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보니 앤 클라이드'다. 전혀 다른 색깔의 두 작품은 같은 시대를 무대 삼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먼저, 국내 초연으로 막을 올리는 '슈가'는 1959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고전 '뜨거운 것이 좋아'를 원작으로 한 유쾌한 여장 코미디 뮤지컬이다. 갱단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두 재즈 뮤지션 '조'와 '제리'가 여자로 변장해 여성 재즈 밴드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정체를 숨긴 채 밴드의 매력적인 가수 '슈가'에게 사랑을 느끼는 조, 그리고 여자인 줄 알고 끈질기게 구애하는 백만장자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제리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재즈와 스윙 선율이 극을 채우는 가운데, 갱단의 총격전이 벌어지는 시카고의 어두운 차고에서 낙원 같은 마이애미 해변으로 전환되는 역동적인 무대 연출이 관람 포인트다. 엄기준, 이홍기, 남우현 등이 조 역을, 김법래, 김형묵 등이 제리 역을, 그리고 솔라, 양서윤 등이 슈가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반면, '보니 앤 클라이드'는 대공황 시대의 불안과 절망이라는 어두운 정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영화 같은 삶을 꿈꾸던 카페 종업원 보니와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클라이드가 만나 숙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은행과 상점을 털며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부패한 권력과 자본에 대한 저항으로 비치며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보니의 베레모와 클라이드의 중절모는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일이 되었다. 결국 비극으로 끝난 이들의 파란만장한 삶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손에서 재즈, 록, 블루스를 넘나드는 강렬하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11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무대에는 조형균, 윤현민, 옥주현, 이봄소리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깊어진 감성을 선보인다.'보니 앤 클라이드'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작진은 끝없는 경쟁과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자유, 성취를 꿈꾸는 젊은 세대의 감정이 작품 전반에 깊이 녹아 있다고 설명한다. 혹독했던 시대에 모든 것을 걸고 사랑과 자유를 좇았던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이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주는 것이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한 편은 유쾌한 웃음으로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하고 다른 한 편은 치명적인 로맨스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두 작품의 등장이 올 연말 공연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