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부터 구더기 나왔다"… 육군 부사관 남편, 아내 방치 알고도 거짓말

2025-11-26 10:38

 집 안에서 살아있는 채로 썩어 사망한 일명 ‘구더기 아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며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육군 부사관 30대 A상사(남편)가 아내의 상태를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다.

 

25일 한 언론사가 확보한 의료기록지에 따르면, A씨는 아내가 병원에 실려 오던 날 출동한 119 대원에게 “3개월 전부터 양쪽 다리가 괴사돼 구더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직접 진술했다. 또한 아내가 소파에 앉은 채 발견된 것에 대해 “3개월 동안 앉아서 생활했다”고 증언했으며, 의식이 저하돼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A씨가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음료수 쏟은 건 줄만 알았다”, “아내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페브리즈를 뿌리고 인센스 스틱을 피워서 악취를 몰랐다”고 주장한 내용과 명백히 배치된다. 피해자 언니가 이 사실을 따져 물었으나 A씨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시치미를 떼는 상황이다.

 

1988년생 동갑내기 초등학교 동창이자 10년 차 부부인 이들은 한 집에서 생활했으나, 아내는 사실상 방치됐다. 의료기록지에는 가슴 부위에 공기가 차고 양다리가 썩었으며 온갖 장기가 제 기능을 멈췄다는 참혹한 상태가 기록됐다. 특히 3개월간 체중이 30kg나 빠졌고, 배에서는 복수가 7L가량 확인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패혈증에 의한 쇼크사’로 밝혀졌다. 

 

피해자 언니는 부검 당시에도 구더기가 나왔다며 “진짜 ‘사람이 썩었다’ 그 표현밖에 할 수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종아리가 딱딱하게 썩어들었고, 패일 정도로 썩었으며 오른쪽 겨드랑이에도 구멍이 있었다”고 아내의 처참한 모습을 설명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가 처가에 매일같이 전화해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는 아내를 ‘잘 돌보고 있다’는 거짓 근황을 전하며 가족들의 방문을 조직적으로 막았다는 점이다. 피해자 언니는 A씨가 “월요일 응급실에 갔는데 일요일까지도 수프를 사러 간다고 거짓말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가족들이 방문을 원하면 ‘아내가 대인기피증이 심하다’, ‘사람이 집에 오면 죽겠다고 한다’, ‘이 고비만 넘기면 다 이겨낼 수 있다’는 등의 말로 접근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아내는 마지막 진료일이 2024년 6월 1일로 파악될 정도로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했다.

 

A씨는 현장의 참혹한 오물과 악취를 두고 '음료수를 쏟은 줄 알았다'고 변명했으나, 피해자 언니는 '변 덩어리들과 바닥에 시커멓게 눌어붙은 변'이 있었다며 그의 거짓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소속인 A상사는 아내를 유기한 혐의로 지난 17일 일산서부경찰서에 긴급 체포되었고, 군사경찰에 신병이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한-오스트리아 대표 바이올리니스트, 예술의전당에서 세기의 협연 펼친다

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한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지휘자 가렛 키스트가 지휘봉을 잡고,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제1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안톤 소로코프가 특별 협연자로 나서 기대를 모은다. 국내외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카메라타 솔의 예술감독 김응수 역시 직접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올라 두 명의 비르투오소가 선보일 음악적 시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겹의 미학’은 카메라타 솔이 2025년부터 야심 차게 시작한 시리즈 프로젝트다. 과거의 역사와 예술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만나는 지점에서 음악의 본질과 마주하겠다는 깊이 있는 목표를 담고 있다. 첫 번째 공연이었던 ‘겹의 미학 I’에서는 바흐의 엄격한 질서, 베토벤의 불굴의 의지, 브람스의 깊은 낭만을 차례로 탐색하며 ‘음악은 어떻게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이어지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 음악 속에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흔적과 인류의 정신을 탐구하는 음악적 고고학자와 같은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두 번째 시리즈는 음악이 어떻게 서로 다른 시대의 정신과 개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지에 주목한다. 프로그램은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으로 유쾌하게 문을 연다. 이어 인간관계와 조화에 대한 고대 철학자의 고뇌를 담은 플라톤의 ‘향연’을 번스타인이 음악으로 재해석한 세레나데가 연주된다. 후반부에서는 작곡가 브루흐의 가장 순수한 낭만성이 빛나는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녹여낸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통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감정을 노래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 특별한 무대를 준비한 ‘카메라타 솔’은 2019년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를 중심으로 창단된 이래, 음악의 가치를 끊임없이 확장하며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앙상블이다. 팀의 이름인 ‘솔(SOL)’은 바이올린의 네 현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내는 G선(솔)을 의미한다. 이는 언제나 처음의 마음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진심을 다해 관객과 소통하겠다는 그들의 겸손하면서도 단단한 음악적 신념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 역시 그들의 이름에 담긴 뜻처럼, 화려한 기교를 넘어 음악의 가장 깊은 본질을 길어 올려 관객에게 진솔하게 건네는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