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명 나누기 5=2천 명'…의대 증원, 초등학생 산수처럼 결정됐다
2025-11-27 17:44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추진 과정 전반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27일 공개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증원 논의는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매년 500명 증원' 안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충분히 늘려야 한다"며 사실상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방향이 급격하게 틀어졌다. 이후 등장한 '2천 명'이라는 숫자는 이관섭 당시 국정기획수석(이후 정책실장)의 입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그 근거가 매우 단순하고 비과학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감사원 조사에서 이 전 실장은 '2천 명'이라는 숫자가 나온 배경을 직접 진술했다. 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KDI, 서울대 등 3개 기관의 연구를 토대로 '2035년까지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고 추산하자, 이를 근거로 "1만 명을 5년으로 나눠 2천 명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뒤흔들 중차대한 정책 결정이, 심층적인 분석이나 시뮬레이션 없이 단순 나눗셈에 의해 이뤄졌음을 시인한 셈이다. 이 전 실장은 이 숫자를 윤 전 대통령과 사전에 직접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이 본인 임기 중에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일방적으로 결정된 '2천 명'이라는 수치를 정부가 의사협회 측에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복지부 내부에서는 "의사단체에 이 숫자를 제시하면 바로 파업이 일어날 것"이라거나 "의협도 먼저 규모를 제시하지 않는데 왜 정부가 먼저 패를 보여줘야 하느냐"는 등의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결국 이번 감사 결과는 정부가 충분한 소통과 과학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거센 반발과 사회적 혼란을 자초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18년간 '베어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거포 김재환이 정든 유니폼을 벗고 시장에 나왔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김재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사실..


IV'는 고전주의의 틀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던 청년 베토벤의 음악적 야심과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임연실은 이번 독주회에서 베토벤의 초기 작품 중에서도 각기 다른 개성과 의미를 지닌 세 개의 소나타를 선정, 작품에 담긴 서정성과 실험 정신, 그리고 극적인 드라마를 그녀만의 섬세하고도 힘 있는 해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익숙한 명곡의 새로운 면모는 물론, 베토벤이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거대한 음악적 비전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이번 공연의 포문은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중에서도 정제된 서정성이 돋보이는 소나타 9번 E장조로 연다. 이 곡은 내면의 균형감과 함께 피아노의 음향적 가능성을 탐구하던 베토벤의 실험적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베토벤 스스로 '큰 소나타(Grande Sonata)'라고 명명했을 만큼 거대한 규모와 구성을 자랑하는 소나타 4번 E-flat장조가 장식한다. 약 28분에 달하는 연주 시간, 폭넓은 음역대와 다채로운 화성은 당시 통상적인 소나타의 규격을 뛰어넘는 것으로, 피아노 소나타를 교향곡에 버금가는 대규모 예술 형식으로 격상시키려 했던 베토벤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고전적 형식미 속에 낭만주의적 감성의 싹을 틔운 초기 대작으로 평가받는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은 청년 베토벤의 뜨거운 열정과 야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연주회의 대미는 대중에게 '비창(Pathétique)'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가 장식한다.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비장하고 감정을 강하게 일으키는 대 소나타'라는 의미의 표제를 붙인 최초의 피아노 소나타로, 그의 초기 작품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서사와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걸작이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격정과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고전주의 시대의 종언과 낭만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곡으로 평가받는다. 임연실은 이 곡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그것을 아우르는 견고한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선보이며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다채로운 베토벤의 초기 세계를 그려낼 피아니스트 임연실은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성적으로 마치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은 정통파 연주자다. 현재 명지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학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해석과 탁월한 연주력을 통해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그의 손끝에서 재탄생할 베토벤의 초기 걸작들이 쌀쌀한 겨울밤,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