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라더니…뒤로는 '중국 자극 말라' 경고한 트럼프의 두 얼굴
2025-11-27 18:05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본의 외교적 입지가 흔들리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의 수위를 낮추라는 취지의 경고를 전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직접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존립위기 사태'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마저 일본의 강경 노선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일본 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정부는 진화에 나섰지만,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교상의 대화 내용에 해당하므로 답변을 삼가겠다"며 구체적인 확인을 피했다. 사실상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것이다. 대신 그는 "미일 정상이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정세 등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반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나와 매우 친밀한 친구이며 언제든지 전화를 걸어달라"고 말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양국 정상 간의 친분을 과시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경고'라는 민감한 표현을 희석하고 미일 동맹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일련의 사태는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발언이 촉발한 나비효과가 동맹인 미국에는 '자제' 요구를, 경쟁국인 중국에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며 일본을 외교적 딜레마에 빠뜨렸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겉으로는 "상황을 주시하며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태연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믿었던 동맹의 미지근한 반응과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홍콩 대형 아파트 화재 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희생자를 애도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는 등 통상적인 외교 활동은 이어갔지만, 미중 사이에서 불거진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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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 이처럼 암울하면서도 낭만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뮤지컬이 올겨울 나란히 한국 관객을 찾는다. 하나는 갱단에 쫓기는 남자들의 유쾌한 생존기를 그린 코미디 '슈가'이고, 다른 하나는 시대를 뒤흔든 실존 범죄자 커플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보니 앤 클라이드'다. 전혀 다른 색깔의 두 작품은 같은 시대를 무대 삼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먼저, 국내 초연으로 막을 올리는 '슈가'는 1959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고전 '뜨거운 것이 좋아'를 원작으로 한 유쾌한 여장 코미디 뮤지컬이다. 갱단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두 재즈 뮤지션 '조'와 '제리'가 여자로 변장해 여성 재즈 밴드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정체를 숨긴 채 밴드의 매력적인 가수 '슈가'에게 사랑을 느끼는 조, 그리고 여자인 줄 알고 끈질기게 구애하는 백만장자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제리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재즈와 스윙 선율이 극을 채우는 가운데, 갱단의 총격전이 벌어지는 시카고의 어두운 차고에서 낙원 같은 마이애미 해변으로 전환되는 역동적인 무대 연출이 관람 포인트다. 엄기준, 이홍기, 남우현 등이 조 역을, 김법래, 김형묵 등이 제리 역을, 그리고 솔라, 양서윤 등이 슈가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반면, '보니 앤 클라이드'는 대공황 시대의 불안과 절망이라는 어두운 정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영화 같은 삶을 꿈꾸던 카페 종업원 보니와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클라이드가 만나 숙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은행과 상점을 털며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부패한 권력과 자본에 대한 저항으로 비치며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보니의 베레모와 클라이드의 중절모는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일이 되었다. 결국 비극으로 끝난 이들의 파란만장한 삶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손에서 재즈, 록, 블루스를 넘나드는 강렬하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11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무대에는 조형균, 윤현민, 옥주현, 이봄소리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깊어진 감성을 선보인다.'보니 앤 클라이드'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작진은 끝없는 경쟁과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자유, 성취를 꿈꾸는 젊은 세대의 감정이 작품 전반에 깊이 녹아 있다고 설명한다. 혹독했던 시대에 모든 것을 걸고 사랑과 자유를 좇았던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이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주는 것이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한 편은 유쾌한 웃음으로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하고 다른 한 편은 치명적인 로맨스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두 작품의 등장이 올 연말 공연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