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에 '부자 증세'까지…국민투표 앞둔 스위스,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2025-11-28 18:09
스위스가 오는 30일(현지시간), 남성에게만 국한된 병역 의무를 여성까지 포함하는 '전 국민 의무 시민 복무' 제도로 확대할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투표는 스위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병역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찬반 양측이 '성 평등'이라는 동일한 가치를 내걸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단순히 복무 대상을 여성으로 넓히는 것을 넘어, 복무 분야 또한 기존의 군대, 민방위를 넘어 환경 보호, 취약계층 지원, 재해 예방 등으로 다양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이번 제도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시민 봉사 협회' 측은 현행 제도가 남성에게만 의무를 지우는 명백한 불평등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사회 통합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기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노에미 로텐 협회장은 현행 제도가 여성들을 군 복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인맥 형성이나 값진 경험으로부터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즉, 남성에게는 부당한 의무를, 여성에게는 기회의 박탈을 안겨주는 낡은 제도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 찬성 측의 핵심 논리다.

이처럼 첨예한 논쟁 속에서 치러지는 국민투표지만, 안건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발의 초기에는 상당한 지지를 얻으며 파란을 예고했으나, 최근 여론조사 기관 GFS-베른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반대 의사를 밝혀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국민투표에서는 시민 복무 제도 외에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율의 상속세 부과 안건도 함께 다뤄진다. 상속재산이 5천만 스위스프랑(약 909억 원)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50%의 세금을 부과하는 파격적인 내용이지만, 이 안건 역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68%라는 압도적인 반대율을 보여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18년간 '베어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거포 김재환이 정든 유니폼을 벗고 시장에 나왔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김재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사실..


IV'는 고전주의의 틀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던 청년 베토벤의 음악적 야심과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임연실은 이번 독주회에서 베토벤의 초기 작품 중에서도 각기 다른 개성과 의미를 지닌 세 개의 소나타를 선정, 작품에 담긴 서정성과 실험 정신, 그리고 극적인 드라마를 그녀만의 섬세하고도 힘 있는 해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익숙한 명곡의 새로운 면모는 물론, 베토벤이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거대한 음악적 비전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이번 공연의 포문은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중에서도 정제된 서정성이 돋보이는 소나타 9번 E장조로 연다. 이 곡은 내면의 균형감과 함께 피아노의 음향적 가능성을 탐구하던 베토벤의 실험적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베토벤 스스로 '큰 소나타(Grande Sonata)'라고 명명했을 만큼 거대한 규모와 구성을 자랑하는 소나타 4번 E-flat장조가 장식한다. 약 28분에 달하는 연주 시간, 폭넓은 음역대와 다채로운 화성은 당시 통상적인 소나타의 규격을 뛰어넘는 것으로, 피아노 소나타를 교향곡에 버금가는 대규모 예술 형식으로 격상시키려 했던 베토벤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고전적 형식미 속에 낭만주의적 감성의 싹을 틔운 초기 대작으로 평가받는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은 청년 베토벤의 뜨거운 열정과 야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연주회의 대미는 대중에게 '비창(Pathétique)'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가 장식한다.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비장하고 감정을 강하게 일으키는 대 소나타'라는 의미의 표제를 붙인 최초의 피아노 소나타로, 그의 초기 작품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서사와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걸작이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격정과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고전주의 시대의 종언과 낭만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곡으로 평가받는다. 임연실은 이 곡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그것을 아우르는 견고한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선보이며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다채로운 베토벤의 초기 세계를 그려낼 피아니스트 임연실은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성적으로 마치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은 정통파 연주자다. 현재 명지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학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해석과 탁월한 연주력을 통해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그의 손끝에서 재탄생할 베토벤의 초기 걸작들이 쌀쌀한 겨울밤,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