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이 '독'이 됐나…핵심 선수 줄줄이 이탈 선언, 로버츠 감독 '속앓이'

2025-12-03 17:31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잠시, LA 다저스가 행복한 비명을 넘어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내년 3월 열리는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려는 소속팀 슈퍼스타들이 줄을 이으면서, 시즌을 준비해야 할 스프링캠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표팀 소집 훈련과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최소 3주 이상 소속팀을 비워야 한다. 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이탈하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다저스 구단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야구의 신'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오타니는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일본을 대표해 뛰게 돼 기쁘다"며 일찌감치 WBC 출전을 공식화했다.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MVP를 차지했던 그가 또 한 번의 영광을 노리는 것이다. 여기에 오타니와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의 핵심 축이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까지 일본 대표팀 합류가 유력하다. 특히 야마모토는 올 시즌 211이닝을 던져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지만, 국가대표 우승에 대한 야망이 더 큰 상황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선수들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휴식은 필수적"이라며 우려를 표한 이유다.

 


문제는 일본인 선수 3명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저스의 간판스타인 무키 베츠와 윌 스미스가 미국 대표팀 합류를 고려하고 있으며, 외야의 핵심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에르난데스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운동선수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월드시리즈 우승도 해봤으니 이제는 WBC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혀 사실상 출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여기에 어머니의 고향인 캐나다 대표로 지난 대회에 나섰던 프레디 프리먼 역시 이번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전 라인업의 대부분을 WBC에 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선수만 최소 7명, 이들의 합계 몸값은 무려 17억 6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5800억 원에 달한다. 브랜든 곰스 단장이 "상당히 전략적으로 휴식 기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WBC 출전은 구단이 아닌 선수의 고유 권한이라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역대급 전력으로 세계를 제패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선수들의 애국심 때문에 다음 시즌 준비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 다저스의 '우승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국립-유니버설-마린스키까지…2025 한국 발레 빛낸 얼굴들 총정리

주어지는 영예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한국발레협회는 지난 1일,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제30회 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한 해 동안 한국 발레를 빛낸 예술가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래는 최고 발레리나에게 수여되는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임선우는 최고 발레리노에게 주어지는 '당쇠르 노브르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2025년 최고의 무용수로 공인받았다.최고의 무용수들과 더불어, 한국 발레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들의 탄생 또한 빛을 발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신인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신인 발레리나상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드미솔리스트 전여진과 서울발레시어터의 수석무용수 박시은이 공동으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신인 발레리노상은 국립발레단의 코르드발레 양준영과 세계적인 명문 마린스키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로 활약 중인 전민철이 공동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젊은 무용수들의 눈부신 성장을 증명했다.이번 시상식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 발레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예술가와 공로자들을 폭넓게 조명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대상은 오랜 기간 후학 양성과 발레 발전에 기여해 온 박재홍 한성대학교 예술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발레 대중화와 예술성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디아길레프상은 김수연 와이즈발레단 부단장이,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예술가상은 김길용 와이즈발레단 단장이 차지했다. 또한, 박기현 강원대학교 교수의 '그 해, 6월 이름 없는 별이 되어'는 올해의 작품상으로 선정되며 창작 발레의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창작과 경영 분야의 리더들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박수가 쏟아졌다. 박태희 인천시티발레단 단장은 최우수 예술경영가상을, 김유미 유미크댄스 예술감독은 올해의 안무가상을 수상하며 발레단의 안정적인 운영과 창의적인 안무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우수 신인 안무가상은 황경호 서울발레시어터 부지도위원에게 돌아갔다. 1996년에 제정되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이번 시상식은, 이처럼 무대 위와 아래를 가리지 않고 한국 발레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모든 이들의 노고를 기리며, 한국 발레가 더욱 단단히 자리매김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