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9.5% 시대 개막, '더 내는 고통' 지역가입자에 집중
2025-12-04 09:15
수년간 표류하던 국민연금 개혁안이 2025년 3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약 9개월.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의 대수술에 따른 청구서가 2026년 1월부터 현실화된다.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당장 내년 1월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기존 9%에서 9.5%로 0.5%포인트(p) 인상된다. 정부는 충격 완화를 위해 향후 8년에 걸쳐 매년 0.5%p씩 올려 최종 13%에 도달하는 '슬로우 스텝(Slow-step)'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의 뼈아픈 '체감 온도 차'다. 직장인의 경우 인상분 절반을 회사가 부담해 실질적인 본인 부담은 0.25%p에 그친다. 월 소득 300만 원 직장인이라면 월 7천500원 정도가 늘어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는 인상분 전액(0.5%p)을 오롯이 본인 주머니에서 꺼내야 한다. 같은 소득 300만 원이라도 월 1만5천원이 추가 부담되며, 1년이면 18만 원이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터널을 지나고 있는 서민들, 특히 지역가입자들에게 이번 인상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 그 이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정부는 내년부터 실직 등으로 소득이 끊겼던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최대 1년간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여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보험료 인상은 쓰라리지만, 소득대체율이 40%에서 43%로 상향된 것은 분명한 호재임을 강조한다. 국민연금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실질 가치를 보장하는 강력한 공적 보증수표다. 이번 0.5%p 인상은 단순 비용이 아닌 더 튼튼한 노후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저축'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개혁의 첫 구조선이 순항하려면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지역가입자들이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돕는 세밀한 정책적 배려가 지속해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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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가 운영하는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영화감독, 배우, 제작진 등 200여 명의 영화인과 관계자들이 모여 "서울 중심가에 아직도 이런 극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며 한목소리로 극장의 존재 가치를 되새겼다. 이들이 감탄한 '이런 극장'이라는 표현 속에는, 오직 상업 논리가 아닌 영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한 길을 걸어온 씨네큐브의 뚝심과 품격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담겨 있었다.씨네큐브의 역사는 2000년 12월 2일, '도심 속에서 시민이 자유롭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개관 이후 씨네큐브는 엄선된 작품과 최적의 관람 환경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지난 25년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취지를 살려 올해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전',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등 의미 있는 기획전을 열었으며, 25주년을 기념하는 앤솔러지 영화 '극장의 시간들'을 제작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엄재웅 티캐스트 대표는 "앞으로의 25년도 함께할 것"이라며 씨네큐브가 지켜온 가치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이번 25주년을 상징하는 가장 특별한 결과물은 단연 기념 영화 '극장의 시간들'이다.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세 명의 감독이 참여한 이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담아냈다. 영화광들의 이야기를 다룬 '침팬지',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아역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 '자연스럽게', 극장 스태프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의 시간'까지, 세 편의 단편은 '극장에서 느꼈던 희로애락은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관객, 감독, 배우, 스태프 등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극장이라는 공간이 지닌 예술적, 사회적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기념식에 참석한 '극장의 시간들' 감독들은 씨네큐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공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장건재 감독은 "광화문에는 시청 광장도, 청계천도 있고, 씨네큐브도 있다"는 짧지만 강렬한 말로 씨네큐브가 도시의 중요한 일부임을 강조했다. 이종필 감독은 "이제 광화문에 남은 예술영화관은 씨네큐브뿐"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공간이라고 말했고, 윤가은 감독은 "이 극장에서 내 인생을 바꿔준 영화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며 "앞으로 50년, 100년 동안 많은 이들의 인생을 바꿀 영화들이 계속 상영되길 바란다"는 애정 어린 당부를 남겼다. 25년의 시간을 돌아본 씨네큐브는 연말 기획전을 이어가며, 이제 또 다른 25년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