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 영어, 결국 교육부 칼 빼 들었다…평가원 초유의 직접 조사

2025-12-08 17:35

 '불수능' 논란을 넘어 '용암 수능'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의 난이도 조절 실패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을 상대로 이달 안으로 직접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8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12월 중 조사를 예정하고 있으며, 현재 구체적인 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고 확인하면서도, "그 외 세부적인 사항은 현시점에서 공개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특정 과목의 난이도 문제를 두고 주무 부처가 출제 기관을 직접 조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가 전례 없는 특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영어 영역의 난이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수능에서도 특정 과목의 난이도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사례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교육부는 "통상적으로 수능이 종료되면 사무 점검 등을 통해 출제와 시행 등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해 왔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이내 "올해 수능에서는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영역에 대한 난이도 지적이 특히 강하게 있는 만큼,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난이도 조절 실패의 원인과 향후 조치 및 개선 사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하며 이번 조사의 핵심 목표가 '영어 영역'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인 평가원을 직접 조사할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병익 교육부 대변인은 8일 오전에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 수능은 교육부가 평가원에 그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위탁한 업무에 대해 (교육부가) 조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권한 논란을 일축했다. 업무 위탁 관계에 근거해 수능 출제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은 주무 부처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교육부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이미 지난 5일 예고된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절대평가인 수능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수능 출제 및 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즉시 시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이례적으로 강한 톤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평가원 조사는 해당 발표의 후속 조치로, 교육부가 단순히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의 강도와 그 결과에 따라 평가원 내부는 물론, 향후 수능 출제 시스템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국보 6점, 보물 39점…'이순신 유물' 역대급 총출동

되는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개막 단 6일 만에 누적 관람객 2만 2400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말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이순신 장군의 코스튬을 입은 어린이들이 전시실을 누비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이순신 전립 와인마개', '이순신 장검 장패드' 등 주요 굿즈는 일찌감치 품절 사태를 빚는 등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이순신과 관련된 국보급 유물들이 사상 최초로, 최대 규모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이다. 이순신 친필본 '난중일기'를 포함해 국보 6건, 보물 39건 등 총 258건 369점에 달하는 관련 유물이 총망라됐다. 특히 이순신 종가의 유물 20건 34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대규모로 공개되는 것으로, 흩어져 있던 역사의 파편들이 마침내 한 공간에서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또한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정왜기공도' 병풍 전반부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후반부와 나란히 전시되어, 수십 년 만에 하나의 작품으로 재회하는 역사적인 순간도 직접 목도할 수 있다.전시는 위대한 전쟁 영웅의 모습 뒤에 가려졌던 '인간 이순신'의 고뇌와 서정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어머님께서 평안하시다 하니 다행이나, 아들 면은 몹시 아프다 하니 가슴이 지독히 탔다"는 '난중일기'의 기록에서는 가족을 향한 애틋함이, 아들의 죽음 앞에서는 "간담이 타고 찢어졌다.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며 절규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와 함께 그가 사용했던 '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이나 "달빛은 낮과 같이 밝았다"와 같은 서정적인 구절들은 그의 예술가적 감성을 엿보게 한다. 물론, 노비부터 장수까지 공을 세운 모든 이의 이름을 빠짐없이 기록해 올린 보고서 '임진장초' 등을 통해 그의 공명정대한 리더십 또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임진왜란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 명나라의 각기 다른 시선과 기억을 유물을 통해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족의 영웅 이순신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신격화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와 목상, 그리고 일본 다이묘 가문이 소장해 온 '울산왜성전투도' 병풍 등이 국내 최초로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전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입장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순신의 장검, 류성룡의 갑옷, 곽재우의 장도 등 조선의 무기들과 일본 다이묘의 투구와 창, 명나라의 군용 도검을 나란히 비교 전시함으로써, 그동안 금기시되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다각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